화제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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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jpg

 

 

주부 박완서가 나이 40에 부뚜막 책상에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던 소설<나목>으로 등단했듯이, 주부 유영상도 39세에 앞치마를 접어두고 나와 석박사학위에 도전했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출신에 각기 1남4녀, 1남2녀를 둔 ‘아줌마’. 유영상은 98년 동국대교수로 정년퇴임할 때까지 27년간 우리나라 식품영양학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지도교수였던 김숙희(前 교육부장관)는 “한 아주머니가 찾아와 공부를 시작하겠다해 나이를 물어보니 나보다도 몇 살이 많은 39세라고 하기에 깜짝 놀랐다. 끝까지 할까 의심쩍었다. 하지만 각오가 대단하고 너무나 열심히 하는 바람에 놀랐다. 이후에도 이런 학생은 보지 못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여기까지가 그의 2모작 스토리라면, 정년 후 펼치고 있는 화가로서의 삶은 3모작인생의 롤 모델이라 할만하다. 문화센터 수강생으로 시작해 공모전에서 계속 특선을 하더니 마침내 한국파스텔협회정회원이 되고 고문이 되어 우리나라 파스텔화단의 중심인물이 되었다. 그러나 그에게 감탄하는 것은 교수요 박사요, 화가라는 멋진 타이틀을 가져서가 아니다. 작년 팔순연에 자녀들이 피력한 ‘나의 어머니’의 한 귀절.

“어머니는 언제나 과거보다는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분이다. 긴 교육자로서의 삶을 걸어 오시면서도 그 마무리를 미리 계획하시고 차근차근 준비하셨다... 스스로 얼마나 완벽하고 현명한지 모르시는 분, 그러기에 더더욱 아름다운 분이다” 자식에게 이런 헌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부럽다.

 

정년퇴임 후에 파스텔화에 심취하고 계신데, 파스텔화에 매력을 느끼신 계기가 있습니까?

문화센터에 인터넷 강좌를 등록하러 갔다가 마침 열리고 있던 전시회를 보고 반해서 주저없이 파스텔반에 등록했어요. 지도 선생님이 ‘소질 있다’고 해주시는 바람에 더 신명이 났지요. 자극이 된 거지요. 그리고 또 그리고 그러다보니 출품해서 입선하고 또 입선하고.... 작품 완성할 때마다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랍니다. (사실 유영상씨의 화가 재능은 유전적인 측면도 있다. 큰 딸(한성대 시각영상디자인 전공교수) 김지현씨와 외손녀 오연주, 오선주 모두 서울대학교 미술대 출신이다) 파스텔화는 흙과 비슷한 재료를 쓰잖아요? 그 흙의 질감이 좋아서 빠진 것 같아요.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하지만 말이지요. 교외로 나가 풍경화를 자주 그립니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Well-dying이 화두로 등장하는 시대 아닙니까?

인생의 후반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대해 진지한 질문과 궁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삶의 질과 건강관리에 대한 답변은 많은 사람들이 했으니, 저는 제 경험에서 발견한 사실하나만 말씀드리겠어요. 지적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여생의 중요성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에 대한 욕구가 우선시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직업도 전공도 그에 걸 맞춰 나아갑니다. 예술이나 지적인 욕구를 외면한 채 한평생을 앞만 보고 달리게 됩니다. 대개 그렇게 삽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이것을 정년 후에라도 어느 정도 만족시켜줘야 노년이 풍요로워집니다. 거창하게 생각할거 없이 독서나 글쓰기, 무용, 그리기 무엇이든 좋습니다. 저도 어느덧 퇴직하고 15년이 지났어요. 만약에 저에게 미술이라는 예술적 취미가 없었더라면 저의 인생 후반기도 만족스럽지 못했을 거예요.

 

정년 후에도 영양학 강의 등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계시지요? 얼마 전 선농문화포럼 강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결혼과 출산 후에 학위를 시작하셨다는 후일담도 후학들에게 격려가 됐습니다.

보수적인 집안이라 여자 혼자 유학은 불가하다는 친정아버님의 반대로 결혼을 했지요. 남편과 동반유학을 가려했지만 어디 인생이 계획대로만 되던가요. 막상 결혼하고 아이들을 기르면서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속 꿈은 버릴 수 없었지요. 막내가 유치원 입학하던 해 국내에서라도 시작하자싶어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한 가정의 아내, 어머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나의 미래 또한 중요하니까요. 39세에 석사를 시작해, 49세에 박사과정을 마쳤어요. 동국대에 식품영양학과를 개설해서 정년마칠 때까지 봉직했습니다. 정년 후에도 대학원생을 특별지도했습니다. 일본의 나라여자대학에서 1년간 연구교수로 초빙되기도 하고....노력하는 삶을 살았다 생각합니다.

한시간이 넘는 인터뷰 내내 여든을 넘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있고 또렷한 말씨로 즐기듯 대화하는 유영상 명예교수. 요즘에는 디지털 시대 유목민의 일원으로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각종 스마트기기를 익히고 사용하는데 열심히라고 한다. 특히나 손자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적으로 여기기 때문에 컴퓨터와 모바일폰은 필수적이라고 환하게 웃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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