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노트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Untitled-1.jpg

 

가톨릭평화방송 프로그램, ‘세상에 외치고 싶어’ 마무리 시간이다. 아나운 서가 출연자인 내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진행하던 그녀의 음성이 시작과 달리 떨려 있음이 감지된다.

 

 

운동화.jpg

“산티아고 사도가 순례자인 작가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예수님 제자 중 하나인 야고보 사도는 포교의 명을 받아 이베리아 반도로 전도여행을 떠납니다. 크게 성공하지 못한 채 로마로 붙잡혀와 참수형을 당하고, 예수님의 첫 번째 순교제자가 됩니다. 지금까지 천여 년 동안 수많 은 순례자들이 그의 전도여행길을 따라 걸었고, 지금도 복음을 묵상하며 걷고 있습니다. ‘순례 길에서 만난 이웃을 사랑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걸으라’는 자신이 못다 한 복음전파를 내게 사명으로 부르고 있음을 깨닫 습니다.”

 

41년 6개월 동안 교단의 삶에서 정년퇴임 후, 야고보 사도가 순례한 길을 따라 걷는 스페인 ‘산티아고 가는 길’을 온전히 두 발로 걸어내었다. 순례 길은 느린 꿈꾸기이고, 지난 내 삶의 십자가 의미를 반추해본 성찰의 길이 었다. 순례를 마치고 포르투갈 리스보아 관광 도중에 하루도 빠뜨리지 않 고 쓴 40일 간의 일기장 4권과 순례자 인증도장이 가득한 세 권의 순례자 여권을 모두 도난당했다. 의욕을 잃고 귀국해서 절망의 숲을 헤매던 중, 두 달 만에 산티아고의 모든 추억이 살아서 돌아왔다. 야고보 사도가 포르투 갈의 클라라 트로니라는 여인을 통해 일기장과 순례자여권을 주워 되돌려 보내준 축복의 선물이었다. 감격적인 순간은 글쓰기의 놀라운 동력이다. 수필로 써 월간문학지 ‘한국수필’의 신인작가상을 받으며 수필가로 등단 하게 되었다.

 

두려움과 설렘으로 난생 처음 홀로 떠난 산티아고는 헐벗은 나와의 만남 이었다.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일상에서 벗어나 진 정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고행 없는 영광은 없다(No pain, no glory).’ 산티 아고 순례 길을 걸으며 마을 벽면에서 본 글귀이다. 고행을 자초한 길에서 홀로 걷는 두려움과 외로움은 피해야할 대상이 아니라 그것들을 극복해 친구로 만들어내는 길임을 깨달았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웃음 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평생의 교육관대로 길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먼저 웃음을 보이며 다가갔다. 교단에서 내려왔지만 길에서 나는 여전히 교사 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은 고행의 길 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며 순례자들과 위로를 주고 위안을 받았다. 순례 길 은 인생길과 같다. 환희에 차 있다가도 한 순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고통의 심연에서 허우적거리던 육십 여 세월이 순례 길을 닮아 있다. 매일 10kg 배낭을 메고 25km 정도를 걷는 고달픈 길에서 지쳐 쓰러져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산티아고가 속삭였다. ‘쉬더라도 멈추지 말고 한 걸음 더 뚜벅 뚜벅 걸어 나가라.’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걷기 길이 많은데 굳이 먼 나라까지 가서 걷느냐고 반문한다. 40일 동안 917km를 두 발로 걸은 산티아고 순례 길은 여느 걷기 길과는 달리 앞선 순례자들이 내려놓은 영적에너지가 가 득한 길이었다. 157km의 ‘서울 둘레 길’과 770km의 ‘해파랑 길’을 종주하면 서는 느껴보지 못한 영적인 깨달음을 얻은 길이다. 천여 년 동안 야고보 사 도가 이끄는 순례라는 혹독한 고난의 길에서 삶의 찌꺼기를 태워버리며 내면의 변화를 꾀하며 걷는 이들의 공감대 속 일원이 된 연유는 아닐까. 삶 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은 사랑이다. 이 사랑이 내 안에서 익어가고 있음을 순례 길은 선사한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 데 칠십년이 걸 렸다’는 故 김수환 추기경의 고백은 가슴 뛰는 이 순간을 살라는 말이 아닐 까. 뛰는 가슴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로 다리를 옮기는 이들과 희망의 노 래를 함께 부른다. 버릴수록 자유롭고 비울수록 가득 찬 내 발자국의 의미와 깨달음이 바로 복음이 아닐까.

 
 
페르돈언덕순례자.jpg

 

크고 작은 기적을 체험하며 길에서 부른 희망의 노래들로 생애 첫 기행수 필 책을 발간했다. 《산티아고 가는 길 El Camino de Santiago, ‘길에서 희망 을 노래하다’》 이제 길에서 부른 희망의 노래가 마음의 깊은 울림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는 삶의 메아리로 반향 되어 옴을 느낀다. 인생의 길은 포기 하거나 물러날 수 없는 길이다. 삶의 길에서 지치고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일어서서 ‘희망을 노래해야 함’의 긍정의 힘을 주는 책이라고 한국문인협 회 정목일 수필가는 서평에서 밝히고 있다. 곳곳에서 내 책을 읽은 많은 이 들이 북 콘서트를 요청해오고 있다. 이해인 수녀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산 티아고의 부르심을 예견하셨나보다. ‘순례 길에서 가수로 데뷔했으니 앞으로길에서할일이더많아질것같군요.’후반부인생의길에서도산티아 고의 희망을 노래하며 걸어 나가고 싶다. 산티아고를 함께 걷지 못한 쌍둥 이 동생과 새로운 순례를 꿈꾼다.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은 어디든 기타를 메고 달려가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 매월 서울구치소로 찾아가 침묵 의 구속에서 살아가는 재소자들에게 음악 나눔 봉사로 작은 위로의 빛이 되어주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빛의 사람들’ 이라 부른다. 3년 째 이어지고 있는 이곳 수용자들의 물기어린 눈빛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본다. 이들이 순 례 길에서 고난의 메세타 같은 고통의 세월을 잘 이겨내고 빛나는 삶으로 나갈수 있기를 기원한다.

 

순례자여권.jpg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사방이 모두 벽이거나 절벽이거나 혹은 길 을 잃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좌절의 시간을 지나고 있지 않나요? 그 렇다면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보세요.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한 발자국 내디뎌 보세요. 그 한 발자국이 주는 용기는 많은 것을 바꾸게 할 것입니다.”

 

 


  1. 인간미 물씬 느껴지는 클래식 영웅들 - 임준식

    인간미 물씬 느껴지는 클래식 영웅들         임준식 바리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클래식 음악의 대가들 이미지는 왠지 특별하고 위대하고 절대 우리 같은 평범한 모습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래 주길 바라기 까지 한다. 영웅의 모습은 바...
    Date2018.01.22 Views143
    Read More
  2. 서로를 존중하는 깨어있는 관계를 갖자 - 황정현

    서로를 존중하는 깨어있는 관계를 갖자   황정현 몸살림/몸깨침 대표, 명지대 객원교수     관계는 나와 너를 죽이기도 살리기도 한다.   내가 아는 한의사가 9살 난 여자아이의 암을 치료하러 가는데 동행하자고 해서 어느 가정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 ...
    Date2018.01.22 Views324
    Read More
  3. 알기 쉬운 생활법률 - 강현철 변호사

                      강현철 변호사       살아가는 동안 訟事에 휘말리지 않고 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우리는 예기치 않은 순간 법적분쟁의 직•간접적 당사자가 되곤한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송사에 휘말리게 되면 엄청난 경제적•비경제적 ...
    Date2017.08.28 Views349
    Read More
  4. 창의력 개발과 치매 예방을 위한 종이접기

    이문연 전 혜화초등학교 교장         인간은 창작을 하려는 본능적 욕구가 있다. 자신이 생각하고 느낀 대로 그리고 만들고 타인의 작품을 감상하기도 한다. 보통 ‘손재간이 있는 사람이 머리가 좋다.’ 라는 말이 있다. 손재 간이 많은 사람치고 머리 나쁜 사...
    Date2017.08.28 Views262
    Read More
  5. 어느 지독한 택시기사의 두번째 이야기 - 이창우

                            이차우 법인택시기사       서울에만 약 10만 여명의 택시기사가 근무하고 있다. 그 중 반은 개인택시 기사고 나머지 반은 법인택시기사다. 그들의 가족까지 친다면 서울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비중이 큰 직업군 ...
    Date2017.08.28 Views168
    Read More
  6. 우리 아들 군대 어떻게 보낼까! - 김두성

                          김두성 전 병무청장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란 책에서 시대의 변화를 설명하 고 있다. 인류는 농경기술을 발견한 이래 1만 년 동안 ‘제1의 물결’, 산업혁명에 이은 기술혁신으로 300년 동안 ‘제2의 물 결’, ‘제3의 물결’은 고도...
    Date2017.08.28 Views143
    Read More
  7. 산티아고 가는 길 El Camino de Santiago - 박계화 수필가

      가톨릭평화방송 프로그램, ‘세상에 외치고 싶어’ 마무리 시간이다. 아나운 서가 출연자인 내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진행하던 그녀의 음성이 시작과 달리 떨려 있음이 감지된다.     “산티아고 사도가 순례자인 작가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Date2017.08.28 Views411
    Read More
  8. 아름다운 웰다잉(Well-Dying)을 위한 이해 - 부경숙

                          부경숙 여주대학교 겸임교수     삶이란무엇인가. 죽음이란무엇인가에대한의문은 인간이정신적으로성숙해지는어느순간부터가장 많이갖게되는의문이다. 아름다운죽음이라는말을 들으면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저삶...
    Date2017.08.28 Views358
    Read More
  9. 왜 천사금의 어울림인가? - 문재숙

        문재숙 이화여대 한국음악과 교수     문화가 살아야 민족이 산다. 나라가 살아야 민족이 산다.   2013년 8월 여름방학 중, 연변대학교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하고자 길림성(吉林省)에 방문했다. 그 때 길림성 옌볜 조선족자치구 용정시 해란강경기장(...
    Date2017.08.28 Views140
    Read More
  10. 풍수지리와 행복한 생활 - 안종선

        안종선 성보풍수명리학회장   풍수지리(風水地理)는 매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 땅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며 태동했고, 오랜세월동안사람이평온하고안정감있게생활할수있도록거듭해발전 하고 정착된 것이 풍수지리이다. 따라서 풍수지리는 어느 지...
    Date2017.01.28 Views23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