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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코드로 보는 중국과 중국인

 

글 전가림

호서대학교 교수

 

 

문화의 어원

문화는 영어로 ‘Culture’라고 하는데 이 용어는 라틴어인 ‘Cultura’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Cultura’는 매우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 대체로 경작, 거주, 연습 등의 뜻을 지니고 있다. 영어인 ‘Culture’ 역시 재배, 경작의 뜻을 지니고 있으며, 확대하면 인간의 심성을 도야하고 인격을 기른다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영어 ‘Culture’에서 유래한 ‘문화’는 다양한 정의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인류의 물질 생산 활동에서 발생하여 확대된 제반 정신 활동 영역을 말하므로, 넓은 의미에서 ‘문명’과 크게 구분되지 않는다. 중국에서 기원한 ‘文化’는 서양의 ‘Culture’와 유사한 어원적 의미도 함축하고 있지만 그 기원과 배경이 사뭇 다르다. 중국의 고대문헌 속에서 등장하는 ‘文化’는 ‘文’과 ‘化’ 가 서로 결합되기 이전에 이미 독자적인 어원체계를 지니고 있었다.

 

여러 색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문양을 연출한다는 의미의 ‘文’은 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언어문자의 상징 부호로 인식되거나 윤리행위적인 측면에서 수식이나 인위적 수양의 의미를 띠게 되었고, 이로부터 더욱 추상화되어 ‘미(美)’ ‘선(善)’ ‘덕행(德行)’ 등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게 되었다. ‘化’ 또한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고 발전되었는데, ‘化’는 본래 ‘변화하다’ ‘생성하다’ ‘조화하다’ 등의 뜻을 함축한 동사적 의미로 쓰였다. 사물의 형태나 성질의 변화를 의미하던 ‘化’는 점차 가르침을 통한 교화나 선한 행위를 통한 감화 등의 의미로 발전되었다.

 

그 후 전국 시대 말기에 편집된 『주역』에서 등장한 “‘천문’을 관찰하여 시기의 변화를 살피고 ‘인문’을 관찰하여 천하를 ‘교화’시킨다”는 문장을 시작으로 ‘문’과 ‘화’는 함께 병렬되어서 사용되었다. 서한 시대 이후 ‘문화’는 합성어가 되어 등장하였다. 이때부터 ‘문화’는 천지자연과 대조를 이루거나 교환되지 않은 ‘야만’ 또는 ‘질박(質朴)’등의 개념과 대조를 이루는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으니, 다시 말하면 이때부터 ‘문화’는 자연계와 구분되는 인간사의 영역, 즉 인간에 의해 성취된 제반 분야를 지칭하는 용어가 된 것이다.

 

다양한 문화 정의

중국 근대 시기의 위대한 사상가 량치차오[梁啓超]는 문화에 대해 매우 광범위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는 “문화란 인류의 마음이 열어 밝힐 수 있는 가치를 지닌 공공사업이다”라고 정의 내렸다. 그러면서 그는 문화 범주 속에는 언어·철학·과학·교육 등

의 인식 분야, 도덕·법률·신앙 등의 규범 분야, 문학·미술·음악·무도·희극 등의 예술 분야, 생산도구·일용기구·제조기술 등의 기물분야, 제도·조직·풍속습관 등의 사회분야 등이 모두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화 정의는 정신세계의 영역만을 지칭하는 ‘협의 문화’와 구분시켜 ‘광의 문화’라고 부른다.

 

베이징 대학 철학과의 장따이녠[張岱年] 교수는 광의 문화를 여러 층으로 구분하였는데, 그 중에서 그가 말한 ‘사충설’은 문화를 크게 물질문화층, 제도문화층, 행위문화층, 심리문화층으로 나눈 것이다. 이러한 광의적 문화관은 영국의 테일러가 단지 물질적 창조 행위에 따른 결과물을 배제한 정신적 창조활동의 결과인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풍습만을 문화로 규정한 협의의 문화관과 뚜렷하게 구분된다. 장따이녠 교수는 문화란 “인류가 주체가 되어 사회 실천 활동을 통하여 객체인 자연계를 적은·이용·개조하고 점진적으로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하는 과정이다.”라고 정의하였다. 무가치적이고 물질적이며 자기 순환 체계를 지니고 있는 자연계에 대해 인간이 자신의 가치관을 부여하고, 창조하고, 성취해 가는 ‘인화(人和)’의 과정이 곧 문화이다.

 

중국문화코드.jpg

 

중국문화의 기본적 특징

우리는 앞에서 고대 중국을 건설한 주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용어를 구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역적으로 자신을 천하의 중심으로 자부하고자 할 때 쓰였던 ‘중국’이나 ‘중원’, 문화적으로 변방민족과의 차별성을 통해서 자신들의 문화 정체성을 구축하고자 할 때 쓰였던 ‘중화’, 황허 지역에 거주하는 구성원의 결집과 민족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용어인 ‘화하’ 그리고 자신이 활동하는 무대가 곧 이 세상의 전부일 수 있다고 선을 그을 때 사용하던 ‘천하’ 등의 문화코드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토양의 기저를 이루게 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문화에는 기본적으로 ‘민족’ ‘문화’ ‘다원’의 코드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 코드들은 역사적인 정황 속에서 완벽하게 융화되기도 하고, 또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서로 모순되거나 충돌하는 양상을 띠기도 했다. 그로 인해 어떤 시기에는 민족의식이라는 코드가 문화적 연대라는 코드보다 훨씬 우위를 점하였고, 어떤 시기에는 제반 민족에 공통으로 스며든 문화적 동질성이라는 보편성이 민족적 차이에서 오는 특수성을 지배하기도 하였다. 비록 시대의 요구에 따라 코드의 역할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였으나, 이 세 코드의 기본적인 속성에 따른 영향력은 과거나 오늘이나 여전히 유효하다.

 

중국문화는 인문학적 전통 속에서 태동되었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문화의 전통은 신의 나라와 신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찬양에서 발단되었던 헬레니즘 문화, 심원한 상상력으로 신화의 세계를 추구하였던 인도문화와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중국인들은 신의 형상을 논하기 전에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을 노래했고, 거대한 신화를 구축하기보다는 고통 받는 민중을 위해 『주역』을 지었다. 그들의 상상력은 신들의 세계와 일반 백성의 세계를 이원화시킬 정도로 유연하지 못했고, 언제나 백성들이 처한 세상의 현실을 통해서 하늘의 가르침과 의미를 깨달으려고 노력했다.

 

중국문화란 험난하고 광활한 중국 영토 속에서 중국인들이 자신들의 소중한 가치를 실현해 가는 제반 사업을 말한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 속에서 다른 국가들이 보여주지 못한 위대한 사업을 구현하기도 하였고, 또한 그들만이 지니는 근본적인 한계와 추함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오늘날 중국은 유인 우주선을 쏘아 올림으로써 그들의 첨단 과학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중국의 농촌지역에는 아직도 하루 끼니를 걱정하는 빈곤층이 대부분이며, 문맹률이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부끄러운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인과 중국의 문화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균형 잡힌 시각과 함께 분야별로 더욱 심층적이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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