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경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 상임이사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에 나가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르네상스 시대의 화려한 천장벽화를 보면서 “왜 우리나 라에는 저런 문화재가 없는가?”라며 한탄합니다. 외국의 유명하고 거대한 문화재 앞에 주눅이 들고 우리 문화재는 초라하고 별 것 없 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말 한국의 문화재는 별 게 없을까요? 평생을 한국 미술사 연구에 바치신 두 거장의 말씀을 여기 잠시 옮겨봅니다.
“젊은 날의 그토록 심한 열등감에서 헤어나게 된 것은 훗날 우 리나라 미술품과 거기에 깃든 정신이 세계에서 뚜렷하게 빼어 남을 깨닫게 되면서부터이다.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눈과 마음을 지녀야만 다른 나라의 문화가 보인다. 우리 문화는 때때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들을 창조해 냈기 때문이 다.” (전 국립경주박물관장 강우방 저 『한국 미술, 그 분출하는 생명력』 중에서)
“우리나라의 미술은 창의성, 조형성, 예술성이 대단히 뛰어난 예술입니다. 이것은 제가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괜히 하는 소리 가 아니며, 동서고금의 미술사를 골고루 공부할 수 있었던 운이 좋았던 사람의 입장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세계 제일의 한국 문화재가 제대로 소개되면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전통미술에 대한 올바른 긍지를 갖게 될 것이며, 다른 나라 사람들은 우리 의 미술문화가 중국이나 일본 것과는 다르고 우수하다는 사실 을 정당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서울대 안휘준 교수 저 『청출 어람의 한국미술』 중에서) 우리 문화유산이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고 있는 것은 일제강점기 와 한국 전쟁을 겪고, 이후 경제발전에 치중하느라 유럽 열강이나 일본보다 자국 문화를 연구하고 세계에 알리는 일에 많이 늦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경제가 발전하고 세계 속 한국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면서, 국내외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한국의 문화유산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밝혀낸 연구 성과들이 하나 둘씩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의 정신과 문화 알리기회는 세계 유수의 박물관과 유적지를 현 장 답사하고, 한국,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서 발간한 문화재 관련 책, 논문, 신문, 학술지등출판물 900종을 수집해 세계문화재를 비교 연구하여 세계 최초, 최고의 한국 문화재 70가지를 뽑 았습니다. 세계에서 이렇게 오랜 역사 동안 이토록 훌륭한 문화유 산을 많이 배출한 나라는 없습니다. 서양(유럽)은 18세기 산업혁명 이전에는 동양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뒤떨어져 있었습니다. 산업 혁명 자체도 동양으로부터 받아들인 많은 선진 문물이 그 토대가 됐습니다. 동양권인 중동, 인도, 중국의 문화재도 훌륭한 것이 많지 만, 한국의 문화재에는 이들을 뛰어넘는 과학성과 예술성, 섬세함과 고귀함이 있습니다. 이번〈선농문화포럼〉인문· 교양강좌를 통해 문화 열등감에서 벗어 나 건강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게 되기 를 염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