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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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균
前한겨레신문 기자
뉴스서천 국장
아직은 적은수이지만 한국에서도 탐조 인구가 차츰 늘고 있 다. 유럽에서는 최상의 레포츠로 탐조 활동을 꼽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하며 마음을 치유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유럽의 탐조인들은 한국에 가면 가창오리 군무를 보길 권한다고 한다. 가창오리의 개체수는 전세계에 50여만 마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월동을 하므로 가창오리 군무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러기목 오리과의 가창오리는 서해안의 논과 습지에서 서식하는 겨울철새이다. 몸길이는 수컷 43cm 내외, 암컷 39cm 내외로 우리나라에 오는 오리과 철새 중 가장 작은 쇠오리보다 약간 크다. 날개 길이는 22cm 안팎이다. 수컷은 이마·머리 꼭대기·뒷머리는 다소 갈색을 띤 검은색이며, 그 양쪽 머리 옆을 따라 흰색의 가는 선이 지나가고, 크림 황색의 눈 밑에서 얼굴을 가로질러 검은색 선이 있는데 마치 삼태극 형상의 무늬가 머리 옆면에 있어 매우 화려하게 보인다. 이처럼 화려한 무늬 때문에 ‘가창(街娼)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생물학적 학명 또한 ‘anas formosa’인데 anas(아 나스)는 ‘오리’라는 뜻이고 formosa(포르모사)는 ‘아름다운, 매혹적인’의 뜻이 있다. 이처럼 화려한 태극무늬 때문에 북한에서는 태극오리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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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오리는 시베리아 동부 아나딜, 콜리마, 야나, 인디지르카, 레나 및 아무르, 오호츠크해 연안과 캄챠트카 등지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번식지의 중심에 러시아의 사하자치공화국이 있다. 사하자치공화국에 북극해로 흐르는 레나강과 콜리마강이 있다. 번식지와 월동지 사이의 이동경로는 완전히 알려져 있지 않다. 일부는 바이칼호를 경유하는데 그래서 ‘바이칼 틸(Vikal Teal)’ 또는 ‘바이칼 덕(Vikal Duck)’ 으로 불리기도 한다.
8월 말에서 9월 사이에 번식지를 떠나서 10월 말쯤에는 월동지에 도착하며 이듬해 3월에는 번식지를 향해 북상하여 4~5 월경에는 번식지에 도착한다. 이동 도중에 짝을 찾아 번식지에 도착하면 짝짓기를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가창오리는 벼 낟알과 풀씨가 주식이며 그 외에도 작은 수생 무척추동물과 작은 물고기 등을 먹는다. 겨울 동안은 벼 낟알과 풀씨에 대한 의존성으로 인해 분포지역은 벼를 경작하는 지역으로 국한된다. 다행히도 한국은 벼농사 지역이 폭넓게 분포하여 지속적인 먹이 공급이 보장된다.
가창오리 월동지의 중심지는 금강호이다. 기온이 내려가면 고창의 동림저수지나 해남의 고천암저수지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필자는 금강 하류를 낀 곳에서 살면서 15년 이상 가창 오리를 관찰해오고 있다. 한반도에서 이들은 야행성으로 변하며 천적으로부터 보호를 위해 집단생활을 한다. 가창오리는 사람을 가장 무서워하기 때문에 낮이면 안전한 호수 한 가 운데에서 쉬고 있다가 해가 질 무렵에 먹이를 찾아 인근 논으로 이동한다. 이동하기 전 수십만 마리가 한바탕 군무를 추며 장관을 연출한다. 이들의 군무는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30여만 마리 거대한 무리 한 모퉁이에서
일단의 무리가 수면을 박차고 일어선다.
“가자 빈 들판으로”
이에 주변의 다른 무리들도 연이어 따라 일어선다. 그러나 어떤 무리는 수면에서 일어설 줄 모르고 그저 앉아만 있다. 두려움이 많은 놈들일까. 어제 밤에 포식을 한 놈들일까. 앞서 떠난 무리들이 되돌아온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것이 이들의 철칙이다. 그러다 보니 수면 위를 높이 떠서 배회하게 되고 인간들이 찬탄해 마지않는 군무가 되는 것이다. 모두가 수면에서 떴을 때, 하나가 되었을 때 이들은 비로소 이동을 한다. 가창오리 군무는 ‘하나되기 위한 몸부림’이 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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