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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9 16:56

모차르트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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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가 되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1월의 공기는 다르다. 12월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에는 단 1초의 간격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1초라는 찰나의 순간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 것 같다. 12월 공기는 무겁고 숭고하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잘 못 했던 것,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반성이 들어 있고, 그런대로 무사히 살아냈다는 감사가 들어 있다
한 편, 1월의 공기는 가볍고 설렘이 깃들어 있다. 새로운 계획으로 들뜨기도 하고 어떤 일이든 척척 해낼 것 같은 용기도 솟아난다. 어디로든지 혼자 떠나 한 달 살기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1월, 떠나 보자. 어디로 갈까? 스페인? 그래. 스페인이 좋겠다. 따듯한 햇살과 정열의 플라멩코와 투우의 나라, 그리고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모태가 되는 몰리나의 소설 『세비야의 난봉꾼과 석상의 초대(El burlador de Sevilla y convidado de piedra)』이 태어난 곳이 아닌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의 이야기는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시작된다. 이 오페라의 주인공 돈 조반니는 여인을 유혹하고 농락하는 바람둥이 귀족이다. 오페라는 그가 야밤에 기사장의 딸 안나를 추행하려다 기사장을 살해하면서 시작된다. 뜻밖의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유유히 자리를 피한 돈 조반니는 자신의 시종 레포렐로에게 이를 무용담처럼 자랑한다. 그는 난봉꾼이고 파렴치한이다. 이러한 행실을 보다 못한 레포렐로는, 돈 조반니를 잊지 못하고 찾아 헤매는 돈나 엘비라에게 돈 조반니가 그동안 희롱한 여인 2000여 명의 이름이 있는 목록을 보여주며 유명한 아리아 〈카탈로그의 노래 (Madamina, il catalogo è questo)〉를 부르며 정신 차리라고 충고까지 해준다.
부인, 목록은 이것입니다.
나의 주인이 사랑한 미인들의 목록을
내가 작성했지요.
자, 주목하시고 함께 읽으시죠.
이탈리아에 640명
독일에 231명
프랑스에 100명
터어키에 91명
그러나 스페인에 이미 1,003명!
이들 중에는 농사짓는 여성에서 하녀,
시민, 백작 부인, 남작 부인, 후작 부인, 왕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계급의 여성, 전 연령층이 있습니다.
금발 여성에게 우아함을 칭찬하고,
갈색 여성에게는 한결같음을,
흰머리 여성에게 달콤함을 칭찬하죠.
겨울에는 뚱뚱한 여성을
여름에는 마른 여성을
키 큰 여성은 당당함을,
작은 여성은, 언제나 사랑스럽죠,
나이 많은 여성들은 목록 안에 추가하는
쾌락을 위해서 정복하죠.
그는 부유한 여성, 못생긴 여성, 아름다운 여성,
모든 여성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저 치마를 두르고 있는 한.
그 사이 돈 조반니는 또 다른 여성을 물색한다. 돈 조반니의 눈에 들어온 여인은 농부 마제토와 이제 막 약혼한 시골 처녀 체를리나. 돈 조반니는 체를리나를 유혹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는 마제토를 따돌리고 체를리나에게 저 푸른 초원 위, 아름다운 궁전에서 결혼하고 행복하게 살자며 아리아 〈저기서 우리 손을 잡아요(Là ci darem la mano)〉를 속삭인다.
“당신은 시골 여자가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 아니오.
반짝이는 두 눈, 아름다운 두 입술,
하얗고 향긋한 손가락. 오시오, 내 사랑!
내가 당신의 운명을 바꾸어 주리다.
갑시다, 갑시다, 내 사랑,
순결한 사랑에서 오는 고통을 치료하러 갑시다!”
돈 조반니의 감언에 체를리나가 막 넘어가려는 순간, 돈나 엘비라가 나타나 방해한다. 그러나 돈 조반니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기회를 엿본다. 마을 사람들을 초청해 화려한 연회를 열어 술과 초콜릿으로 그들을 취하게 한 뒤, 체를리나를 희롱할 계략을 꾸민다. 자신의 계략에 한껏 들떠 아리아 〈샴페인의 노래 (Fin ch'han dal vino)〉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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