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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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O. Winfrey)는 미국의 재치 넘치는 흑인 여성 방송 진행자다. 그녀는 미국인의 과(過)체중에 관심이 많다. 그녀가 “하나, 둘, 셋, 뚱뚱”을 외친다. 미국 성인 남자 4명중 1명이 과체중이란 얘기다. 과체중은 비만 직전 단계로 모든 성인병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과체중은 정부조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공공부문이 비대해지면 경제 전체적으로 효율이 저하된다. 기획재정부 등의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공공부문 ‘총인건비’가 민간부문의 그것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은 전체 공무원 재직자와 공공기관 임직원을 합친 것이고, 민간부문은 공기업을 제외한 비(非)금융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매출상위 500개 기업을 합친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 공공부문 총 인건비는 89.5조원이며, 500대 민간 기업 인건비 합은 85.9조원으로 공공부문보다 3.6조원이 적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년도인 2016년을 기준으로, 민간부문의 인건비 총합(75.3조원)은 공공부문(71.4조원)보다 컸다. 문재인정부 들어 역전된 것이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공공부문 인건비는 25.4%(18.1조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500대 기업 인건비 상승률(14.1%, 10조6000억원)의 약 2배 가까운 수치다.

 

인건비 역전의 위험신호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인건비는 성격이 다르다. 민간부문에는 ‘시장원리’가 적용되며 ‘경쟁압력’이 작동한다. “근로자가 생산한 부가가치를 시장에 팔아 현금화 한 뒤, ‘자신의 기여 분’을 사후적으로 찾아간 것”이 민간부문의 인건비(임금)다. 인건비가 늘면 그만큼 가계 소득이 커지게 된다. 만약 생산한 부가가치 이상의 금액을 인건비로 가져가면 그 기업은 도산하게 된다. 비효율적인 기업은 자동적으로 걸러진다.

 

인건비 이면(裏面)에는 부가가치 생산이 있기 때문에 인건비 증가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인건비는 다르다. 공공부문이 생산한 부가가치는 시장에게 거래되지 않는다. 예컨대 소방서가 불자동차 서비스제공 대가를 개인으로부터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공공부문의 인건비는 전액  ‘세금’에서 충당된다. 문제는 공공부문에는 시장원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생산액이 적정한지’를 판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공부문이 제공해야하는 서비스의 필요 요구량은 ‘정치적’으로 결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과다생산의 유인’이 상존한다. 결과적으로 공공부문은 비대해지기 쉽다.

 

‘국가가 최대의 고용주가 되어야 한다’는 언명

 

문재인정부는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국가’를 표방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국가가 최대의 고용주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 다. 문 정부의 대선 공약인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은 이렇게 해서 나온 것이다. 81만개 일자리를 쪼개보면 ‘소방관·경찰관 등 공무원 17.4만명, 사회복지 등 공공기관 인력 34만명, 공공부문 직고용 전환 30만개’이다. 81만개 일자리 중 지난 4년간 공공부문에서 실제 증가한 일자리 수는 약 22만개이다.

 

공공부문 종사자의 급여는 전액 세금에서 지출된다. 그렇다면 “공공부문 인건비를 정당화시킬 만큼 공공부문에서 부가가치가 생산 되었느냐”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간기업 중 인건비 비중이 높은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어보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최고로 높았던 2016년 경우 15.2%였다. 이를 뒤집어 보면 인건비의 약 6배가 매출이라는 얘기이다. 그렇다면  2020년 공공부문 총인건비 89.5조원의 6배 만큼의 ‘가상 매출’이 이뤄졌느냐를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개연성은 매우 희박하다. 공공 부문은 확대되면 될수록 민간부문에 짐을 지우는 것이다. 개인이 비만하면 운동으로 살을 뺄 수 있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비만을 어떻게 뺄 수 있겠는가. 국가 전체 국내총생산에서  ‘공공부문의 지출’ 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면 된다. 그렇게 하려면 분모에 해당하는 국내총생산을 증가시켜야 하지만, 공공부문이 비대하면 국내총생산 증가가 여의치 못하다. 어깨 위에 모래주머니를 이고 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국가 비만은 치유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리스의 몰락은 1981년 ‘파판드로우’가 집권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주겠다”며 무차별적으로 복지 정책을 펼쳤고 공무원 수를 대폭 증가 시켰다. 민간부문을 키우지 않고 공공부문만 비대화 시켰기 때문에 그리스는 남유럽의 영원한 병자(病者)로 남게 됐다. 선박왕 오나시스, 재클린 오나시스는 그리스의 지나간 영광의 흔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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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대의 숨은 손실

 

정부가 ‘공무원을 100명 증원 한다’고 발표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몇명이 공무원 시험에 매달릴 것인가. 150명, 200명이라면 택도 없는 소리다. 경쟁률이 100대 1이면 최소한 1만명이 매달릴 것이다. 100명 중 한명을 뺀 99명은 낙방이다. 낙방한 99명은 훌훌 털고 새 길을 모색할까? 그럴리 없다. 공무원 준비 시험과목은 일반 직장과 다르다. 다른데 써먹을 수가 없다. 자신이 쏟은 시간과 정성이 아까워 몇 년씩 매달리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 (2017년)에 의하면 공시(公試)에 묶인 사회적 기회손실(생산 및 소비 감소)은 1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의 공시열풍은 급기야 해외언론의 취재 대상이 됐다. 2019년 2월 6일자 LA Times의 기사에 의하면, “26살의 한 여(女) 공시생은 자신이 몇 번 낙방했는지 조차 기억하지 못하며, 오는 4월 공시준비를 위해 하루 8시간씩 공부하지만 공시에 낙방하면 어떻게 할지 계획이 없다”고 고백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공공부문 다이어트의 고통은 누가 짊어지나

 

공공부문이 무한정 팽창 할 수는 없다. 그러면 공공부문을 슬림(slim)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공공부문의 다이어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부문의 팽창은 그 자체가 불가역적이기 때문이다. 공공부문의 비만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줄일 수 있었다면 그리스의 정부 비만은 해결됐을 것이다. 공공부문 비만의 후과(後果)는 심각한 경기침체일 수 밖에 없다. 그 희생은 미래세대의 몫인 것이다.

 

공무원을 더 뽑고 팽창시키는 것만큼 쉽고 또 인기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초대 교회의 ‘10일조’에서 시사 받아야 한다. 10가족이 10분의 1삯 헌금을 내면 한 가족의 성직자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세율을 10%로 가정하면 민간 일자리 10자리가 만들어질 때 공무원 1자리가 전혀 무리없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공공부문과 민간이 경합하지 말아야한다. 민간이 더 잘 할 수 있으면 민간이 할 수있도록 해야 한다. 비교하기도 끔찍한 그리스와 베네수엘라가 바로 우리 곁에 있는 듯하다. 정책 사고를 바꿔야 한다. 철지난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파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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