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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호 칼럼] 우리가 직면하게 될 세상과 새 국회의원들에 거는 기대
  • 출처: 펜앤드마이크  이인호 객원 칼럼니스트

 
인간 본연의 자세로 산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 가져보라
우리 국민 전체가 슬기롭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 공동의 대안을 모색하는 공부에 우선 집중해야
청와대의 독주에 제동 걸고, 각 분야 최고 권위들의 지혜 모아 국정 운영하는 방향으로 행정부 유도해야
 

그 많은 기대와 우려의 대상이었던 4.15 총선은 집권여당의 대압승으로 끝났다. 190석을 확보한 더불어 민주당은 이제 개헌을 제외하곤 모든 일을 마음먹은 대로 법제화 시킬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거대 정당간의 양당 대치가 아니라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일당독재시대가 개막된 것이다.

우선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에게 축하를 드리고 애석하게 패배한 분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집권세력의 노골적인 돈 살포, 선관위의 편파적으로 밖에 볼 수 없는 이상한 결정들, 주요 언론매체들의 편파 방송 등 때문에 국민의 속마음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었던가에 대한 회의론이 없지는 않지만 결론적으로 선거를 통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진 것만은 틀림없다. 그리고 그들의 선택은 바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힘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정권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선거에서 여권이 역사적으로 전례 없던 대압승을 거두었다는 결과만을 놓고 본다면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모든 면에서 승승장구하며 자신감 넘쳐 흐르는 나라여야만 한다. 과연 그런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는 새로 국회의원에 당선된 사람들 모두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반대한민국적 성향까지 엿보이는 부도덕한 세력임을 노출할 대로 노출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야권의 심판론 보다는 거대야당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절망감이 더 크게 작용했고, 신뢰할 만한 대안세력이 없었기 때문에 여권의 압승이라는 투표결과가 나온 것이다. 동시에 지난 3년간 추진해온 문재인 정권의 정책이 이 나라가 잘되게 하는 쪽으로 가고 있었다는 증거는 절대 아니다. 지금 나라가 처해 있는 사정이 벼랑 끝에 몰렸다는 위기의식은 여권 야권 할 것 없이 아마도 당선자 전원이 공유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

그런 면에서 당선자 모두에게 절실히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당락에 관한 고심에서 해방되었으니 이제는 정치인이 아니라 인간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서 긴 숨을 한번 들이 마시고서 산다는 의미가 무엇인가를 한번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국회의원의 책무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가져보라는 것이다. 각자는 정치인이기 전에 인간이며 이 세상을 하직 할 때 자기를 심판할 대상은 당도 대통령도 유권자도 아니며 바로 자기 자신 또는 자기가 섬기는 신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자기는 당이나 자기를 밀어준 어떤 인물 또는 세력에 대한 빚갚음에 앞서 대한민국이라는 자기와 자기 가족이 몸담고 있는 나라에 충성해야 할 절대적 의무를 지니며 지역사회에 대한 공약을 지키는 것도 우리 대한민국이 잘 나간다는 전제아래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새겨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앞으로 직면해야 할 현실은 우리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사방으로 엄청나게 어려운 것이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의 책임은 그 어려운 현실 앞에 방치된 국민이 압살당하기 않고 사정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 가도록 나라의 법을 손질하는 것이다. 그들의 눈은 이제 유권자들을 향하기보다 그들을 에워싸고 있는 사회적, 국가적, 전지구적 현실을 향해야 하며 우리 국민 전체가 슬기롭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 공동의 대안을 모색하는 공부에 우선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처럼 어떻게 유권자의 표심을 움직이는가 하는 정치공학적 문제에만 집착한다면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공멸하는 길 밖에는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21대 국회의원으로 봉사할 사람들이 직면해야 되는 첫 번째 진실은 코로나 사태 이후의 세계는 그 전의 세계와는 전혀 다르며 예측 불가능성이 일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세계인의 관심은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죽지 않고 살아서 넘기느냐에 있지만 어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류의 문제는 병으로 죽느냐 굶어 죽느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되리라는 비관적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경제의 회복이 생각보다 빠르리라는 예측도 있지만 그것은 우리처럼 자원이 부족하여 교역에 절대 의존하고, 인구가 고령화된 사회에서 계급 갈등 문제만 부각시키는 인기영합식 얼치기 사회주의 경제정책으로 국가 부채를 산더미 같이 늘리고 경제가 성장 동력을 낼 수 있는 사회심리적 기반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린 사회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두 번째로 직면하게 될 현실은 미국과 중국간의 경쟁이 냉전시대의 수준 이상으로 격화되고 국제적 공조체제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우리가 갑작스럽게 전통적 한미동맹체제를 내치고 일본과는 과거 문제로 불화를 일으키며 국민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친중 정책으로 돌아섬으로써 한미방위조약으로 미국으로부터 그간 값싸게 제공받아왔던 안보 우산과 경제협력 체제의 보호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코로나 때문에 세계경제가 무너지고 배타적 국가주의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경제적 자립력이 약한 우리는 최악의 경우 다시 굶거나 얼어 죽거나 아니면 북한이 뿜어내는 불에 타 죽을 수도 있는 처지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 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세 번째로 경계해야 할 것은 북한과 중국에게 우리의 주권을 빼앗길 가능성의 문제이다. 지금 현재로도 우리 대한민국은 문재인 시대에 이르러 중국의 횡포 앞에서 행동의 자유를 크게 제약받고 있음을 국민들은 잘 안다. 외국의 약소국가를 대하는 중국의 자세는 미국이나 서양제국의 그것과는 전혀 다름을 우리는 우리의 오랜 역사적 경험에서, 그리고 최근 우리에 대한 중국의 멸시적 태도에서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제 중국은 우리나라 30여 군데서 큰 규모의 중국마을 (차이나 타운)을 조성하고 있고 춘천에는 중국민속촌까지 만들고 있다니 우리의 고대사가 자기나라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중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길로 들어가는 것은 아닌가? 이 나라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들은 정말로 유념해야 할 것이다. 자칫하면 우리는 중국에게 나라를 팔아먹은 세대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 현실적으로는 가장 시급하게 직시해야 할 문제는 우리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체제가 일당독재에서 청와대 독주체제로 굳어지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 하는 것이다. 여당은 영구집권을 향한 자기들의 시나리오가 그대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자축의 분위기에 젖어 들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가 주권을 실질적으로 상실하게 되거나 일당독재-일인독재체로 변질 된다면 “집권여당” 국회의원이라고 처지가 항상 보장될 수는 없다. 그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누리던 특권도 사실상 하루 아침에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공수처법을 비롯해 야권 뿐 아니라 전문가 집단이 극구 반대하는 여러 가지 법들을 궤변이나 다수의 힘으로 밀어부친다면 대한민국은 말하고 글 쓰는 자유는 고사하고 숨도 마음대로 쉴 수 없고 이성과 양심이 마비되지 않고서는 물리적 생명도 유지하기가 어려운 나라로 퇴락할 것이다. 그런 나라에서 경제가 발전하기를, 그것도 이미 무너질 대로 무너진 경제가 험악해질 대로 험악해진 국제경쟁속에서 살아나서 잘 작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국민이 하나로 뭉쳐 국제적 현실을 직시하며 대응 할 때나 겨우 살아나갈 수 있는 틈을 확보하고 생존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일에서 국회의원들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전문가들의 편에 서서 이성을 지켜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청와대의 독주에 공조한다면 여야 가릴 것 없이 국민 전체가 현대판 노예집단으로 추락하는 운명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승리에 도취해 있는 여권의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청와대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주문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지켜달라고 부탁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짓임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데는 아무리 이념에 경도되어 있는 정치인에게도 인간으로서의 생존본능이나 자존심은 살아있고 실마리만한 도덕적 감각과 이성적 사고능력은 개나 고양이 보다는 나은 수준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여당이 180석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둔 4.15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요 업적으로 기록될 것이며 그의 독주는 가속화 할 것이다. 하지만 북한 방문시 자신을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남측 대통령”이라고 불렀던 그는 역사에서 대한민국을 망하게 만든 마지막 대통령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다수의 여권 국회의원들의 처신여부에 따라서 그의, 그리고 나라의 운명이 결정 될 수도 있다. 사실 촛불혁명을 통한 문재인의 대권 장악은 1917년 10월 레닌의 권력장악이나 마찬가지로 반대한민국적인 소수 혁명정예, 곧 주사파 세력의 오래된 준비공작의 결과였고 혁명이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정치적 체험이 풍부한 사람들조차도 그것이 “혁명”이 아니라 “촛불”든 사람들에 의한 통상적 정권교체로 착각을 하고 그렇게만 대처했다. 문재인의 반대한민국 혁명세력은 대통령의 권력축소를 공약으로 내세워 중앙권력을 장악한 후 불과 1,2년 사이에 나라의 모든 요직을 “우리법연구회”니 “민변”이니 하는 자기들의 사적 조직에 속한 사람들로 채우는데 성공했고 이제 드디어 입법기구인 국회마저 완전히 장악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자유”니 “민주주의”니 하는 말은 사라지기 시작했고, 대통령의 지시가 곧 법이고 도덕이 되는 사회가 되고 있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 강행이나 추미애 장관에 의한 부당한 검찰 인사개입 등에서 그 조짐은 이미 나타났고 대통령 대변인인 고민정을 당선시키라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니 그를 당선시켜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여당대표가 노골적으로 하는 수준으로까지 우리 선거도 타락했다. 검찰이 권력의 시녀노릇 하는 것을 막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되어온 검찰개혁은 검찰의 추적으로부터 비리 공직자를 보호하는 방편으로 전락하여 공수처 법 시행으로 완성될 것이다. 이제 스탈린 시대 러시아에서처럼 대통령의 뜻이라면 법을 통해 거짓을 진실로, 진실을 죄악으로 둔갑시키는 것이 가능한 사회가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그것을 막을 기회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번에 새로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사람들, 그것도 여권의 당선자들이다. 그들이 자신은 단순한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양심과 이성을 가진 자유인이며 조상들과 후손들 앞에서 떳떳하게 얼굴을 들 수 있어야 한다는 인간적 의식이 살아 있다는 전제아래서 하는 말이다.

불과 사오년 전 까지만 해도 우리 대한민국은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나라였다. 우리 스스로도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함께 성공한 나라라고 자부했고 우리 대통령들은 국제사회에서 대접받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간 쌓아온 의료계의 실력과 헌신, 그리고 의료보험 체계의 순 기능으로 초기에 차단에 성공하지 못했던 코로나 감염자들을 관리하는 능력에서 세계의 모범으로 찬사를 받고, 문화와 경제력 축적의 결과로 원전 기술이나 한류 스타들이 세계정상급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것이 모두 과거가 되고 있다.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메시지에 취해 있는 동안 북한은 군비나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에서(비록 부정적이긴 하지만) 우리의 우위에 서게 되었고 대한민국은 국제관계에서 거의 무시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버렸다. 우리는 이제 구한말 국제정치의 흐름에 우리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처지로 전락해 버렸고 주권국가로서 스스로를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방어할 능력이 없는 신세로 고립되어 북한이나 중국의 쉬운 먹이감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그런데도 중간선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수족 노릇을 하던 사람들을 대거 포함한 여당의 후보들에게 압승을 안겨주었으니 우리 국민-유권자들의 현실파악 능력이나 그들을 그렇게 만든 언론들의 책임수행 자세가 어떤 것인가는 알 만하다. 구한말처럼 우리는 다시 우물안 개구리가 된 것이다. 그래도 국회의원들로 선출된 사람들이 일반 국민들보다는 국내 정보나 국제 정세에 밝으며 분석능력도 우월할 것이므로 나라가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극을 막는 일에 앞장서 줄 것에 마지막 기대를 걸어 보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후 세계가 어떤 양상으로 우리의 삶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올지 아직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1929년 보다 더 큰 경제공황을 맞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는 가운데서 금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이후에야 우리 한국이 직면하게 될 상황이 구체제적으로 어떤 것일지가 좀 더 분명해 질 것이다. 여하간에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모든 힘을 올바른 방향으로 결집시켜도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자유를 누리며 굶지 않고 살 수 있는 독립국가의 국민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지가 의문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만약에 국회마저 청와대의 지금까지와 같은 독주에 제동을 걸고 각 분야의 최고 권위들의 지혜를 모아 국정을 운영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행정부를 유도하지 못한다면 진정 이 나라에는 희망은 없다. 그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것으로서 총선 당선자들에게는 축하와 격려를, 지도자도 희망도 없이 길을 잃고 헤매는 듯한 일반 국민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단단한 마음준비를 하라는 경고를 보내고 싶다.

이인호 객원 칼럼니스트(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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