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선농문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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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것이옵니다.”

“참는 것이옵니다.”

“품는 것이옵니다.”

 

영웅을 갈망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반영하듯 요즈음은 사극이 대세다. 관객동원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영화 ‘명량’ 이전에도 조선개국의 기초를 다진 드라마 ‘정도전’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었다. 글의 서두에 언급한 세 문장의 멘트는 삼봉이 생각하는 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느냐는 이성계의 질문에 대한 그의 대답으로 드라마 명대사 중 하나로 꼽힌다. 왕이 갖춰야 할 리더십을 청각과 의지, 감성을 동원해 운율에 맞춰 시청각적으로 표현한 명대사다. 3은 완성의 수이자 완전 수이기 때문에 우리의 눈과 귀와 뇌 속에 깊이 각인되는 효과가 있다.

 

위의 세 문장에는 체온이 실려있다. 열정이 전해진다. 백성과 임금에 대한 사랑이 와 닿는다. 침묵은 금이고 웅변은 은이라는 속담은 옛 말이다. 말이 많으면 실수가 많고 말이 앞서는 사람의 행동이 따라주지 않을 때 갖는 실망감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일뿐, 때에 적절한 말은 은쟁반에 금사과처럼 가치있는 것이다.

 

스피치의 파워는 로마시대 정치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우리 사회의 많은 갈등의 시작은 소통의 미숙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OECD 국가에서 부끄러운 1위를 달리는 이혼율도 소통의 부재가 발단이다. 남녀간, 노사간,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의 갈등이 소통의 한계점에서 발화된다. 최근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11%에 육박해 1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입사 시험에서 필수 코스는 면접이다. 수십대 일, 수백대 일의 경쟁을 뚫고 합격하는 사람들은 과연 탁월해서일까...? 몇 명은 그럴 수도 있다. 나 역시 면접관이나 미인대회 심사위원을 맡은 경험이 있지만 수십 명을 한꺼번에 보다 보면 지친다. 한 사람의 일생이 좌우되는 일인데 나중에는 다 비슷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즉 전달의 기술에 따라 그들은 택함을 받는 기로에 서게 되고 각 개인이 걸어가야 할 일생이 프로스트의 시처럼 다른 갈래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일본 아마존 60주 연속 종합베스트셀러가 되었던 ‘10초 안에 결과를 얻는 전달의 기술’의 저자 사사케 케이이치는 대형 광고회사에 입사해 광고 카피라이터 업무를 맡은 후 스트레스로 1년만에 체중이 10kg이나 감소했던 사람이다.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중 전달하는 방법에도 기술이 있음을 발견한 후 그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사회에서, 저자는 자격증의 비중이 10%라면 전달의 기술은 90%라고 표현하고 있다. 요리에 레시피(조리법)가 있듯이 말에도 레시피가 있다. 혀는 생의 바퀴를 불사르기도 하고 자신과 남을 살리기도 한다. 말 조리법은 면접관 앞에 서는 응시생 한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 CEO, 리더들이 먼저 익혀야 할 필수 코스다. 의사소통이 어려워지는 사춘기 자녀와 대화해야 하는 부모가 훈련해야 할 과정이다. 결혼식 준비에는 몰두하면서도 아내와 남편, 부모가 되는 결혼생활은 준비하지 않는 예비부부들이 거쳐야 할 준비사항이다.

 

나는 개인적인 CEO 코칭을 의뢰받을 때 정확한 발음연습 못지않게 말 조리법을 강조한다. ‘스피치도 경쟁력이다’라는 주제로 선농문화포럼과 함께 하게 될 10월의 그날을, 나는 마치 애인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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