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선농문화포럼

강의노트

조회 수 6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스크린샷 2025-02-09 171203.png

 

'먼나라 이웃나라' 못다한 이야기
이원복 前덕성여대총장, 먼나라 이웃나라 著者
나는 웬만한 강의요청은 거의 거절하지 않는다. 우선 만화가한테 말로하는 강의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색다르지만 직업이 과거 교 수였다보니 그건 그럴 수 있겠다. 그러나 강의를 거절하지 않는 가 장 큰 이유는 내 독자에 대한 감사의 뜻이다. '먼 나라 이웃나라” 가 1981년에 소년한국일보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후 벌써 44년이 흘렀고 책으로 묶여 출간된 것이 1987년이니 이미 37년이 됐다. 그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책이 수명을 유지한 것은 전폭적인 독자들 의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어떤 강의라도 독자 들과 만나 스킨십을 나누는 일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응한다.
내가 살아오면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무어냐고 누가 묻는다 면 그것은 아마도 독일 유학 10년 동안 쉬지 않고 한국의 어린이 일간지에 일일 만화를 연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으로 어린이 신문에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한 것은 1962년 고등학교 1 학년 때 소년한국일보에서 외국만화 베끼는 아르바이트로 시작 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러다가 고3 때에도 만화만 그리다가 한번 떨어지고 대학교에 들어간 1966년에는 제대로 내 이름을 걸고 만 화를 연재하기 시작했으니 그때 초등(국민)학교 3학년 이었던 분 들이 아마 지금은 70줄에 들어섰을 나이다.
1970년이면 내가 24 살 때인데 나보다 6세 아래인 한 지방 여학생이 이대에 신입하여 내게 이른바 팬레터를 보냈는데 '이원복 아저씨”로 시작되고 있 었다. 그 소녀의 생각으로는 내가 중년 아저씨인줄 알고 그랬을 터인데 나중에는 내 나이를 알고 깜짝 놀랐음은 물론 내 첫 사랑 이 되기도 했다. 어쨌든 첫 독자가 70대에 들어섰으니 당연히 손 자, 손녀 나이도, 머지않아 증손자가 나의 독자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2024년 말에 '먼나라 이웃나라 최신 개정 증보판' 을 냈는데 거기에 붙인 슬로건이 '시대를 넘어 세대를 넘어”이다. 먼나라 이웃나라는 연재를 시작한 1981년부터 원고를 항공우편 으로 부쳐 소년 한국일보에 일일 연재했는데 연재 기간동안 단 한 번도 원고 지각으로 펑크 낸 일이 없는 것은 신문 일일 연재로서 는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을 해냈다고 본다. 만약에 유학 기간 동안 연재를 끊었다면 독자들이 세대를 넘어 연결될 수도 없었고 오늘 날의 사랑도 받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하기에 내가 가장 잘한 일이 라 생각하고 그래서 또 독자와 만나는 일이라면 어떤 강의도 기꺼 이 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대의 사대부고는 특차이자 성골(聖骨)들이 라고 알고 있었기에 선농포럼의 강의 요청은 오히려 영광스러운 기회로 생각됐다. 그런데 조금 더 흥미로운 것은 단회 강연이 아니 라 '학기 강의”를 하라는 것이 아닌가. 한 학기 12주 강의면 대학 교 정규 과정과 같고 그냥 가서 한번 강의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관성있는 테마와 콘텐츠로 준비를 단단히 해야하는 강의이다.
2012년 정년퇴임한 이후 처음 맡아보는 정규 학기 강의라는 점에 서 다시 현직으로 돌아든 듯 무척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강의를 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것이 수강자가 노년층 남성들이 대 부분인 경우이다. 거의 반응도 없고 시선이 우선 '네가 뭘 아냐'는 식으로 비우호적이기까지는 아니지만 결코 우호적인 분위기도 아 니다. 그다음으로 어려운 것이 수강층이 초등학생부터 노년층까 지 세대가 혼합된 경우인데 주제를 정하기도 강의수준을 잡기도 아주 어렵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강층은 젊은 여성들이 대부분 인 경우다. 30년 넘게 여대에서 강의를 해서 그런지 앞에 젊은 여 성 수강생들만 앉아있으면 마음이 편하고 강의가 아주 자연스러 워진디. 아마도 관성이리라 그런데 사대부고 동창회관에서의 강 의는 참으로 특이하다.
우선 수강생이 최소 60대에 간혹 '드물게' 50대도 끼어있지만 대 부분이 60~70대로 거의 나와 동시대 분들이라 강의자와 수강자 의 시대공감이 그렇게 잘 맞을 수가 없어 다른 강의에서 처럼 '나 때는...'이라는 수사가 필요 없고 어떠한 내용이든지 그때그때 즉 각 피드백 되기에 참으로 강의에 신이 나지 않을 수 없다. 또 수강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여성들어서 내가 가장 편하게 강의할 수 있 는 여성대상 에다가 적극적이고 뭔가 듣고 알고자하는 의욕이 왕 성해 정말 강의하기에 힘이 들지 않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 게 되기 일쑤다.
그래서 즐겁게 해온 강의가 벌써 두 학기나 지났 는데 다음 학기에 또 강의 요청을 받았다. 나는 2025년에도 더욱 재미있고 알찬 강의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할 것을 다짐한다. 지금 까지 세계 여러 지역과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으나 준비한 내 용의 반도 못하고 시간이 차버려 원래 60분으로 시작한 강의가 90분으로 늘었어도 못다한 얘기는 계속 넘쳐 흐른다. 이번 학기에 는 그 못다한 얘기를 펼쳐나가려 한다.

 

스크린샷 2025-02-09 171144.png

 

 

 

 

 

 


  1. ‘먼나라 이웃나라’ 못다한 이야기

    '먼나라 이웃나라' 못다한 이야기 이원복 前덕성여대총장, 먼나라 이웃나라 著者 나는 웬만한 강의요청은 거의 거절하지 않는다. 우선 만화가한테 말로하는 강의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색다르지만 직업이 과거 교 수였다보니 그건 그럴 수 있겠다. 그...
    Date2025.02.09 Views67
    Read More
  2. 〈라 보엠〉과 푸치니

    〈라 보엠〉과푸치 양현주 서울기독대학교 겸임교수 햇살의 사전적 의미는 해에서 나오는 빛줄기 또는 그 기운을 일컫는다. 추위로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는 겨울햇살. 창문으로 퍼져 나와 봄을 알리는 따사로운 봄 햇살. 백합과 장미꽃을 피우는 여름 햇살. 들...
    Date2025.02.09 Views59
    Read More
  3. 오해에서 이해로

    양현주 서울기독대학교 겸임교수 우리는 살면서 많은 오해를 한다. 타자에 대한 오해. 자신에 대한 오해. 진실과 사실에 대한 오해. 이뿐일까. 혹시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있는 아리아에 대한 오해 는 없을까? 없겠지. 설마 거기에 무슨오해? 확실해. &ldquo...
    Date2024.08.19 Views156
    Read More
  4. 러시아 역사와 푸틴

    러시아 역사와 푸틴 이원복 전 덕성여대총장 먼나라 이웃나라 저자 러시아의 역사를 보면 독특한 점이 많이 눈에 띈다. 예컨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여제(女帝/여자 황제: 차리나)시대 로, 불과 71년 사이(1721-1796) 사이에 단 3년간을 빼고 무려...
    Date2024.08.19 Views144
    Read More
  5. 먼나라 이웃나라 들으러 오세요!

    세계에는 이백 개가 넘는 나라들이 있지만 나라마다 다른 문화와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신생 국가들은 독립 국가가 되어야만 했던 역사적 당위성이 있다. 또 신생 국가들을 식민 지배하던 강대국들, 소위 열강들 또한 고유의 역사와 전통, 특징을 가진...
    Date2024.01.29 Views243
    Read More
  6. 노후의 은퇴 경쟁력 5

    은퇴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완벽한 은퇴준비가 일찍 되어 있을수록 안정적이 노후가 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노후가 안정적이라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소신껏 멋지게 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것이야말로 노후의 로망입니다. 은퇴...
    Date2024.01.29 Views217
    Read More
  7. 모차르트를 만나다!

    연초가 되면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1월의 공기는 다르다. 12월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에는 단 1초의 간격이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1초라는 찰나의 순간이 우리의 생각을 바꾸어 놓는 것 같다. 12월 공기...
    Date2024.01.29 Views206
    Read More
  8. 2023 아카데미 베스트 4

        지상 최대의 쇼〈엘비스〉    팝음악 역사에서 가장 큰 이름인 엘비스 프레슬리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 남아있을까? 백인 청년이 흑인음악인 블루스를 ‘니그로보다 더 니그로스럽게’, 동물적이고 원시적인 춤을 추며 등장하여 마침내 로큰롤의 수...
    Date2023.08.08 Views324
    Read More
  9. 오페라! 오페라!

         양현주  서울기독대학교 겸임교수     9월, 가을 내음이 조금씩 느껴진다. 그러나 늦여름의 한풀 꺾인 잔서(殘暑)는 무엇으로 식힐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니면 간담이 서늘해지는 오페라 한 편?     푸치니의 는 중국의 북...
    Date2023.08.08 Views233
    Read More
  10. 오페라 산책, 들으러 오세요!

      그리스·로마 신화 중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음악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이야기이다. 이 신화를 바탕으로 작곡된 오페 라는 현존하는 최초의 오페라로 알려진 〈에우리디체〉를 비롯 해 몬테베르디의 〈오르페오〉, 근대 오페라의 효시로 일컬어지 는 ...
    Date2023.01.20 Views267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