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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
용선식 수필가
2019년 어느 날 지인이 조지아여행을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어디 붙어있는 나란데?
그때부터 내 안에 조지아라는 나라가 들어와 관심과 열망의 대상이 되었다. 조지아 관련 책들을 찾아보았으나 자료가 많지 않았고, 제 일 도움이 되었던 건 현경채의 <매혹의 땅 코카서스>였다. 그 책을 꼼꼼히 읽고 메모하면서 여행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주요 도시에 2~3일 머물 예정으로 숙소를 예약했다. 35일간의 여행스케 줄이 나왔다.
“Life is either a daring adventure or nothing” - Helen Keller 나는 여행을 떠날 때 이 구절을 음미하면서 여행의 길잡이로 삼는다.
서울출발→이스탄불공항→트빌리시→시그나기→텔라비→므츠 헤타→카즈베기→보르조미→쿠타이시→메스티아(우쉬굴리)→바 투미→이스탄불공항→서울도착
왜 조지아인가?
雪山의 나라
러시아와 조지아를 갈라놓는, 해발 5000m 이상인 봉우리가 십여 개가 넘는다는 코카서스(캅카스) 산맥--그리스인들은 그곳이 지구 의 끝인 줄 알고 프로메테우스를 그 설산에 걸어놓았다던가? 바로 그곳에서 조지아의 상징인 <게르게티 츠민다 사메바 교회>(2170m) 와 <카즈베기 산>(5054m)을 보았다. 아침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빛 나는 카즈베기 산은 얼마나 황홀했던가! 이와 함께 놓칠 수 없는 풍 경은 북서쪽에 위치한 메스티아의 <우쉬바 설산>(4710m)과 우쉬굴 리의 조지아 최고봉 <시카라설산>(5203m)이다. 쿠타이시에서 산골 마을 메스티아까지는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주그디디부터는 두 대 가 겨우 비껴갈 정도의 좁고 가파른 비포장도로가 나온다. 한쪽은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가파른 돌산이 온갖 형상의 뾰 족한 돌부리를 밖으로 향하고 있고, 뿌리가 반쯤 뽑혀 비라도 두어 번 내리면 뿌리째 뽑혀 차 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 커다란 나무들 이 사뭇 위협적이다. 그런가 하면 반대쪽은 천 길 낭떠러지 아래 강 물이 거센 물살을 일으키며 흘러간다. 곳곳에 산사태로 또는 추락 사고로 가드레일이 부서져 나간 곳이 눈에 띈다. 보고 싶다는 열망 이 없었다면 그 아찔한 순간들을 어떻게 감내할 수 있었을까!
와인 종주국
8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와이너리가 발견된 곳이다. 도처에 와이 너리가 있는데 종류가 다양하고 와인 가격도 파격적으로 싸다. 술 맛을 뭘 알겠느냐마는 와인의 그 붉고 투명한 빛깔을 바라보며 한 모금씩 홀짝홀짝 목을 축이는 여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었다.
성당과 수도원이 40여 개가 있는 나라
국민의 84%가 조지아 정교회 신자라, 도처에 성당과 수도원이 있 다. 대개는 지대가 높고 풍광이 빼어난 곳에 있다. 찾아가는 곳마다 촛불 봉헌하고 기도를 올리면 마음이 정화되고 여행의 피로가 일순 간에 사라져 버린다.
좁은 땅덩어리
조지아는 인구 400만이 채 안 되는 데다 국토면적이 한반도의 1/3 크기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명소들을 택시나 마슈르카(20인승 미 니버스)로 찾아다니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유럽에서도 하늘 아래 첫 동네로 알려진 <우쉬굴리>(해발 2200m), 운전기사 겸 가이드가 꼭꼭 숨겨놓았다 보여준다는 天上의 樂園 <헤쉬킬리(Heshkili)>, 보 르조미에서 80km 거리에 있는, 한때 7000개의 동굴에 5만여 명이 살았다는 <바르지아 동굴도시> 등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조지아 사람들
신앙심이 깊고 배려심이 강하다.
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개가 혼자 차를 타는 경우도 보고, 붐비는 차 안에서 갑자기 聖號를 긋는 이들을 발견한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 가 보면 거기에 성당이나 수도원이 있다. 나이 든 이에 대한 배려는 또 어떤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데도 용케 알아보고 기꺼이 자리 를 내준다. 조지아인은 외모는 유럽인, 정서는 동양인인가 보다.
통뼈다.
누가 그랬다. ‘조지아에 가서는 절대 그들과 다툼을 벌이는 일이 없 도록 하라’라고. 대부분의 남성들이 근육질에다 성질도 불같아 싸 움에 휘말리면 百戰百敗한다고. 여성들도 '통뼈'이기는 마찬가지 인 모양이다. 한달살이를 할 양으로 짐을 꾸렸으니 트렁크가 족히 30kg 가까이 된다. 그런데도 숙소의 여주인은 “I'm strong, no problem!” 하더니 가방을 번쩍 들고 가파른 이층 계단을 오른다.
저렴한 물가
숙박비, 교통비, 식재료가 터무니없이(?) 싸다.
숙박비
잠자리에 까다롭지 않은 체질이라면 굳이 1박에 3만원하는 게스트하우스를 놔두고 30만원하는 호텔을 찾을 필요가 있겠는가? 대니가 '순토종'이라서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니면 가지 않겠 다고 처음부터 선언을 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를 주로 이용했다.
교통비
땅이 좁기 때문에 대부분의 도시를 1시간 안팎이면 다 둘 러볼 수 있어서 택시를 타도 기본요금도 안 나온다. 물론 ‘얀덱스’ 나 ‘볼트’ 어플을 깔아 이용하는 경우다.
식비
식당은 그리 싼 편은 아니다. 조지아 전통 음식을 맛보고 싶어 서 이삼일에 한 번꼴로 식당을 찾았으나 번번이 가격 대비 음식 맛 이 떨어져 실망했다. 대체로 ‘짠맛’이 강했다는 게 흠이다. 그러나 농 부들이 직접 수확해서 차에 싣고 나온 싱싱한 청과물은 2~3천원이면 한 보따리라 그것들을 안고 돌아설 때면 흡족한 웃음이 절로 났다.
어찌 매력만 있겠는가?
모든 사물이 음지와 양지가 있듯이 조지아도 ‘두려움을 극복해야 갈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러시아와 인접국
카즈베기에서 11km쯤 떨어져 있는 곳에 국경검문소가 있다. 그곳 은 러시아 최접경지대로서 코카서스 산 아래로 굴을 뚫어 주로 대 형화물 트럭이 왕래하는 곳이라 검문소 규모도 어마무시했다. 어찌 살벌함이 느껴지지 않겠는가. 숨도 크게 못 쉬고 바라보다가 차를 돌렸다. 카즈베기 옆 남오세티아 지역은 지금도 러시아 관할 구역 이라 여행이 금지되어 있다. 땅따먹기에 혈안이 된 푸틴이 언제 야 심을 드러낼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언어 극복의 문제
조지아는 1991년에 러시아로부터 독립했다. 러시아에서 벗어 난지 겨우 30년 남짓한 나라에서 영어만을 들고 돌아다닌다는 건 어림없 는 일~ 조지아인이라도 게스트하우스의 주인들 대부분은 영어를 쓴다. 그런데 택시 운전사들 거개가 “나 영어 못합니다”라고 말한 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구글 번역기를 돌려 러시아 어나 조지아어를 쓰면 숙소의 주인과도 택시 기사와도 여유까지 부리며 대화를 즐길 수(?) 있다. 삶의 어느 하루도 기적이 아닌 날이 없지만 이번 여행에서 몇 가지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한 달여를 부부 가 24시간 같이 지내면서 티격태격한 것은 단 두 차례--물론 두 차 례 다 이놈의 입방정 때문이지만 서두. 또 하나의 기적과 같은 일은, 날씨가 더없이 화창하고 좋아(4월), 날마다 해발 5000m 고지의 코 카서스 雪山과 푸른 하늘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좋은 날씨는 신의 선물이라지 않는가. 제일 감사한 일은, 70 후반의 두 노인이 탈 한 번 나지 않고 한 달여를 잘 버틴 점이다.
결혼 50주년 기념으로 떠난
<35일간의 조지아 자유여행>은
진정한 ‘花樣華’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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