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예
前 한양대학교 어린이복지센터 원장
前 한양대학교 어린이복지센터 원장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남미 여행은 오랫동안 마음 속에만 머물러 있었다.
남미 여행은 오랫동안 마음 속에만 머물러 있었다.
10월 22일 LA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페루로 가는 일 정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 LA에 머무는 동안 친했던 사대부 고 동창을 호텔에서 만났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먼 곳에서 왔 다며 호텔까지 찾아와 준 친구가 몹시 고맙고 반가웠다. 서울 에서 페루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19시간 30분이었다.


공항에서 가이드를 만나 호텔로 이동하는 동안 페루의 상황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구도시에서는 부정부패에 항의하는 시위가 한창이라고 했다. 가이드는 페루에서 30년 넘게 거주한 열정적인 분이었다. 다음 날 쿠스코로 이동했다. 해발 3399m의 고산지대다. 고산병을 대비해 숙소는 해발 2400m의 우르밤바에 잡았다. 지난해 무스탕 트레킹 때도 고산병약을 준비했지만 복용하지 않았던 기억이 났다.
이튿날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마추픽추로 향했다
잉카제국 최후의 요새이자 공중도시 해발 3300m 높이에 위치 한 마추픽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콘도르의 신전과 계단식 경작지가 경이로웠다. 기차를 타고 다시 쿠스코로 이동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창밖으로 펼쳐지는 자연을 바라보니 마음이 넉넉해 졌다. 쿠스코 광장은 밤이 되자 야경과 기념품 상점, 그리고 커다란 유기견들이 뒤섞인 독특한 풍경을 보여줬다. 음식점마다 음식은 화려했지만 내 입맛에는 잘 맞지 않았다.
여행 5일째에는 고대 잉카 유적지 답사가 있었다.
잉카제국의 제례장이었던 켄코 유적지는 특히 인상 깊었다. 이 곳은 과거 차가운 기운과 코카잎으로 마취해서 수술을 하거나 미이라를 만들던 장소로, 지하의 신을 모시는 곳이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보니 이유 없이 싸한 느낌이 들었다.
다음 목적지는 볼리비아였다
해발 4000m가 넘는 고산 도시 라파즈는 공항 자체도 고도가 매우 높아 멀리서 6400m가 넘는 설산이 보였다. 중앙광장에는 비둘기가 유난히 많아 도시가 더 지저분해 보였고 사람 머리 위에 여러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도 흔했다. 길거리에는 커다란 유기견들이 누워 있었고, 원주민 여성들은 풍성한 치마를 입고 다녔다. 대통령궁 앞에서는 전통 복장의 군인이 있었는데 이곳은 남미에서 원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라고 한다. 경상도 크기만 한 땅이 끝없이 펼쳐진 우유니 사막은 압도적으로 넓었다. 차를 타고도 한참을 달려야 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지 못한 채 햇볕에 증발하며 소금으로 변한 곳이라 자동차 부식이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국기가 걸린 곳에는 태극기도 보였다. 사막 끝자락에는 ‘선인장 섬’이 있었는데 내 키보다 훨씬 큰 선인장들이 꽃봉오리를 달고 섬 전체를 채우고 있었다.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브라질로 이동했다.
이과수 폭포를 보기 위해 우의를 입고 이동했다. 이과수 폭포는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수량이 훨씬 많아 보였고 물소리도 웅장했다. 폭포 위로는 흑제비들이 날아다녔는데 이 새들은 맹금류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 폭포 물줄기 속에 둥지를 튼다고 한다. 거센 물살을 가르며 오가는 모습에서 강한 모성애가 느껴졌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이아가라는 인공폭포에 가깝고, 이과수는 완전한 자연 폭포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번 여행은 한 대륙을 가로지른 만큼 비행기를 수없이 갈아탔고 브라질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만 약 22시간이 걸렸다. 우리나라 반대편에 위치한 정말 먼 나라들이었다. 남미 여러 나라의 문화와 풍경을 직접 접하고 온 이번 여행은 오래도록 내 기억 속에 남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