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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문화포럼 대마도 문화역사기행 답사기

뱃길 1시간의 일본 섬, 한일 교류의 역사 현장

 

 

김현숙 前 TV저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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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문화포럼은 지난 5월1일부터 4일까지 창녕성씨고택-대마도 유적 답사를 다녀왔다. 3박4일간의 여행기획은 조기마감을 할 정도로 신청자가 많았으며, 이 지역 답사의 전문가인 정영호 박사(前단국대 박물관장)의 안내로 밀도 높은 여행이 됐다. 이인호(KBS 이사장), 김종량(한양대 이사장)등 선농문화포럼의 이사진이 대거 참가하였으며 모두 27명이 성원을 이뤘다.

대마도 외교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대마도를 자주 다닌다는 김경임 교수(중원대, 前튀니지 대사) 는 “선착순 모집이라지만 3대1의 경쟁이 있었다고 한다. 합류하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미 4번이나 대마도 답사를 했다는 김윤종 선농문화포럼 이사(한국 산악회 부회장)도 “올 때마다 새로운 감회를 주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이번 답사여행의 첫 기항지는 경남 창녕의 성씨고택. 1만 여 평의 너른 터에 고택30채가 잘 손질된 정원과 고목들 사이로 앉혀져 있는 곳이다. 창녕 성씨 집안에서 누대로 살던 터와 고택 외에 대원군 서원철폐 때 없어질 뻔 했던 근방의 안산서원이나 돈암동의 한옥집들, 제실 등이 옮겨져 있다. 대문채 위의 다락, 누마루, 농기구 창고 등 반가의 가옥, 조선의 고택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는 학습장과도 같은 곳이다. 5량집, 7량집 등 한옥의 240칸을 다 돌아보는 데만도 1시간 남짓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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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성씨 후손인 성기학 선농문화포럼 이사장(영원무역 회장)이 동행해 택호마다 깃들인 배경과 건축구조를 직접 설명하며 투어가이드를 해주어 더욱 생생한 답사가 되었다.

“1920년대 조부께서 지은 집, 본가입니다. 1800년生인 고조부도 이곳에서 사셨고요. 전체 집들의 절반 정도가 원래 있던 것이고 나머지는 전국에서 실어왔습니다.”

고택에서는 인근 주민들과 학생들을 위해 사서삼경 강의가 매일 저녁 제공되는데, 새로 지은 최신의 강의동이 고택과 어우러져 기운이 넘치는 듯 하다.

투어가 끝난 후에는 가야금 인간문화재인 문재숙교수의 북 기증식과 판소리 <사랑가> 맛보기 시간으로 여대마도 기행은 부산항에서 오션플라워호 탑승으로 개시됐다. 대마도 북쪽에서 시작해 남하하는 일정이다. 부산에서 1시간 남짓의 항해 후 히타카츠항에 도착, 입국수속을 하고 바로 조선 토기가 대량으로 나온 도노구비(塔의 首)고분군, 러일전쟁 전적지, 백제 왕인박사현창비 등을 둘러보았다.

러일 전쟁의 교전지였던 도노사끼 고지는 이번 여행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다. 수비에서 공세로 바뀐 일본의 육해공 자위대가 한국을 다 보고 있는 곳, KAL기 격추를 처음 포착한 곳도 이곳이다.

정영호 박사에 의하면, 일본 제국 해군 제독으로서 군신이라 불리던 도고 헤이하치로(東郷平八郎)는 흥을 즐겼다. 일행이 모두 북에다 덕담을 쓰고 사인을 해서 고택 주인에게 증정하며 “10년 후에 다시 이곳에 모여 북을 쳐보자”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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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으로 하면 좋은데 어려우실 테니 중머리로 시작해 보자구요.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서울말씨나 경상도 사투리 안 나오게 조심하시구요”

문재숙 교수의 아니리와 선창으로 문화답사의 첫 밤이 시작되었다.

 

“나를 동양의 넬슨이라 부르는 것은 그렇다 치지만, 이순신 장군을 제치고 나를 칭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한다. 육전의 군신이었던 노기 마레스키(乃木希典)도 조선인의 후손이라고 한다.

역사란 과거의 정치라는 말이 있다. 오늘날 그것은 반대로 정의되는 것 아닐까? 과거의 역사가 오늘의 정치가 되었다고. 한일간의 긴장이 팽팽한 오늘날, 대마도에 와서 역사유적지를 탐방하는 사람들은 전자와 후자의 정의, 어디에 마음을 둘까?

 

이어서 박제상순국비, 선조의 딸 옹주의 묘를 둘러 보았다. 가미아가다마찌(上縣町)의 사고노미나도는 신라의 충신 박제상이 대마도로 파견돼 왕명을 수행하다가 죽은 곳으로서 이곳에는 정박사의 노고담이 숨어있다.

“대마도에 2백회 이상 오가며 촌장들하고 교류하다 보니 서로 이해가 깊어지고 말이 먹히기 시작했다”고 전제하며 “박제상은 너희가 죽인 것이니 ‘순국’이라고 설득해 단순한 묘가 아니라 순국비로 명명해 1988년에 세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내친 김에 동해를 바라보는 박제상의 망부석을 치술령에 세웠다고 하는데, 한국의 역사교사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제상 순국비 제막식까지 한 후,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유적을 돌보고 있다고 한다.

정박사가 대마도에서 이룬 업적 가운데는 옹주묘비 건립도 빠질 수 없다.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 하나가 선조의 딸 하나를 납치하여 이곳으로 끌고 왔다고 하는데, 이를 애도하는 비를 세워주었다고 한다. “대마도 지주 한 명에게 부탁해 13평을 얻어서 명비를 세웠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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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틀간의 답사는 황윤길현창비, 고대 선착장, 포대, 이예공적비, 조선통신사비, 덕혜옹주 석비, 최익현 순국비 등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역시 이번 답사의 키워드는 조선통신사였다. 통신사의 실제적 모습과 면모, 그 자취에 대한 공감이 양일 간 답사의 중심 내용이니만큼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이동과 학습으로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질문과 응답이 많았고, 서로 다른 역사관이 등장하기도 했다.

 

정영호 박사는 “당시 항해술로는 일본 본토까지 바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필연적으로 이곳 대마도에서 정박해야 했다. 대개 1달 정도 머물며 휴식하고 식수도 보급받고 했다. 조선통신사가 많이 올 때는 500백 명까지 한꺼번에 왔고 본토에서 2천명이 호위병으로 나오니까 이 조그만 섬에서 그 인원을 먹이고 재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지방의 다이묘들이 미리 모여 의논하는 기록이 있다. 비용은 물론 일본이 다 부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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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의 관심을 끈 유적지중에는 덕혜옹주 석비도 있다. 고종의 딸 덕혜옹주는 대마도도주의 후예인 소 다케유키(宗 武志)와 정략 결혼해 딸을 낳았으나 이혼 당한 후 비운의 삶을 살다 갔다. 사후 12년만인 2001년에 정박사를 만나서 시댁인 대마도에 자신의 혼인축하 비가 세워진 것을 알기나 할까?

“제가 1995년에 우연히 옹주의 비를 발견했어요. 알고보니 덕혜옹주 내외가 이곳을 방문했을때 대마도주가 결혼축하비를 세웠던 것이에요. 그러다 그 터에 은행을 건립하고자 치워버렸어요. 40년간 굴러다니며 덤불 속에서 방치되었던 거지요. 떡지가 켜켜이 쌓여있더라구요.”

 

덕혜옹주비 外에도 정영호 박사의 손을 거쳐 대마도에 세워진 비는 모두 10기. 그 중에서도 의미가 깊은 것은 최익현 순국비, 조선 통신사비, 황윤길 현창비를 들 수 있겠다.

면암 최익현은 친일파 유길준의 밀고로 체포돼 대마도로 유배되어 병사했다. 1907년 대마도 경비대 억류지에서 작고해 상여가 본국으로 운구될 때, 수선사라는 절에서 하룻밤을 묵었다고 한다. 면암의 비는 바로 그 수선사 경내에 세워져 있다.

 

비를 세울 때 일부 대마도측 인사들은 순국비로 하지 말고 유령비로 하자고 했다 한다. 하지만 그는 “잡혀 죽었는데 무슨 유령비냐? 순국비라고 해야 한다”고 밀고 나가 순국비로 논란을 맺었다고 회상한다. 비가 세워진 면적은 딱 1평. 대마도 토지 대장에 땅 주인은 최익현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수선사에 올라 참배를 드리겠다는 일행의 요청은 스님에게 공손하게 거절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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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 중에는 “대마도의 우리 문화유산은 모두 약탈 당한 것이다. 대장경과 130여개의 고려시대 불상, 법구, 일부 조선시대 유물이 있다. 국보급 문화재들이다. 이에 대한 논의는 도외시하고, 한국관광객을 노린 스토리텔링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하며 “한나라의 옹주를 강제결혼 시킨 것이 기념할만한 일인가” 되묻고 있다.

홍덕기씨 (양전초 교사)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보니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을 두루 살펴보게된다. 대마도는 그런 공부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 두 번째 답사에 따라 나섰다”며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생각할 기회를 준 여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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