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부모교육 특강을 가면 필자는 이런 질문을 한다.
“아이들이 여러분 말을 잘 듣나요???”
그러면 십중팔구 손을 절래 절래 흔들면서
“징그럽게 말 안 들어요. 속상해 죽겠어요!”
라는 답이 돌아온다.
내친 김에
“그럼 남편(아내)께서는 말 잘 들으시나요?”
하면 웃음소리와 함께
“아니요!!! 더 안 들어요.” 합창을 한다.
“그럼 여러분들은 자녀의 말을 잘 들으시나요? ”
“남편(아내)의 말을 잘 들으시나요?”
연달아 질문하면 무언가 느끼시는지 좀 숙연해진다.
그런데 그 중에 가끔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말을 잘 듣는다고 자랑스러워하는 분들을 뵐 때가 있다.
그런 분들을 뵐 때 필자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왜일까?
강한 부모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아픈 어린 마음들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즈음 손주를 키우며 그 마음을 새록새록 더 크게 느낀다. 아직 두돌밖에 안된 녀석은 자기의사가 분명하다. 자기나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로 양보가 없다. 그래서 할머니인 나는 너무 힘들지만 그 녀석에게 고맙고 행복하다.
말안들어 속상해하는 그분들께 연달아 이런 멘트를 덧붙인다.
“말을 듣지 않는다니 참으로 축하드릴 일이군요!!!”
어찌되었건 아직 그들의 욕구가 손상되지 않았다는 증명이거든요.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요?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도 누구의 말을 듣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고 존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모든것을 선택하려 하기 때문이고 그것이 상대방과 다를 때 말을 듣지 않는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갈등은 생명이 있는 관계에서는 어디서나 필수적으로 존재한다.
그 이유는 생명을 가진 존재는 누구나 자신의 욕구를 가지고 있고 그 욕구를 성취했을 때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것이 건깅한 우리 삶의 목적이다.
그런데 이 세상에 같은 인간이 없듯이 각각 다른 인간의 욕구는 일치하기보다 상충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므로 우리는 거의 언제나 갈등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 상황이 해결되지 못하고 지연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원하지 않는 분노와 맞닥뜨린다. 때로는 그 분노는 여러 이유에서 점점 확대 재생산 되어 극단의 행동을 선택하는 불행을 겪게 되는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에서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갈등을 해결하려면 어찌해야 할까.
먼저 갈등의 문제를 옳고 그름으로 바라보는 평가의 시각으로 보지 말고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의 시각으로 보는 것.
- 이것이 1단계
두 번째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그중요한 진리를 깨닫는 것.
- 이것이 2단계
다음 나와 상대방의 다양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위한 의사소통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 그것이 3단계
셍떽쥐베리는 [어린왕자]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 표현했다.
그 가장 어려운 일을 위해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우리의 마음을 읽고 인간의 서로 다른 차이를 이해하고 분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고 사랑하는 이들과 즐겁게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공부해보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평생...외롭지 않을 수 있는..
그래서 행복한 우리 삶의 목적을 위해서....
고영희 서울교대 사회교육원 전임강사의 <심리학 화요강좌>은 9월 4일부터 9월 18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열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선농소식 8page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