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분노 다스리기 - 고영희

by 홈페이지관리자 posted May 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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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의 일과를 모두 끝내고 자리에 들면서 만나는 나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행복했나요? 아니면 화가 나는 일들만 가득했나요?

 

우리가 향유하는 하루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손에의해 좌지우지되며 기분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건 아닌지요? 그렇다면 참 속상한 일이지요.

 

2013년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94.7%는 하루 3~4회 이상 ‘욱’하는 순간이 있고, 화가 나서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는 사람이 91.4%에 이르며 OECD 국가 중 직무 스트레스와 자살률은 1위라고 합니다.(한국의 사회동향, 2013)

 

굳이 그 통계를 빌리지 않더라도 요즈음의 우리네 주위는 온통 분노 터뜨리기의 아수라장이 되는 사건사고들이 매일 사회면을 장식합니다. 앞차가 진로를 방해한다고 야구방망이로 자동차를 부수고 부모의 유산을 덜 나눠 주었다고 오해하고 형제를 죽이고...분노공화국이라는 표현도 보이더군요.

 

굳이 사회면까지 장식하지는 않더라도 우리네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정서적 부딪침이 없을 수 없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갈등들은 크고 작은 분노를 양산해내고 있지요.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화가 날 때 어떻게 반응을 하시나요? 일단 화가 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몸의 변화가 생기지요.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는 하얗게 되어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어찌해야 할지 정신이 없고… 그래서 어떤 이들은 소리부터 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꾹꾹 참으며 참을 忍을 마음속으로 부르짖기도 하지요. 인고의 세월을 견뎌온 우리네 한국여인네들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하네요.

 

화병으로 명명된 그 속에는 수많은 여인네들의 해결되지 못한 아픔이 곰삭아있지 않을까요?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화병의 모습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리기는 합니다만...

 

최근 미국 듀크대 행동의학연구센터 연구에 의하면 분노가 심혈 관질환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특히 분노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서는 대사증후군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합니다. 정신과에서는 매사에 조급하고 작은 일에 화를 잘 내는 성격을 A형 성격, 만성적으로 화를 안으로 가둬 참아내는 성격을 C형 성격이라고 구분하고 A형 성격의 사람들에게서 대사증후군의 질병이 많이 발견되고 C형 성격에서는 암이 많이 발생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분노를 터뜨리고 고함을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며 표출하는 것도 모두를 힘들게 하지만 분노의 감정을 참으면서 안으로 꼭꼭 가둬놓아도 사람을 병들게 한다는 걸 증명한 셈이지요. 참을 忍을 속으로 부르짖으며 참는 것을 지혜로 알아온 우리에게는 놀라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질병으로까지 이어지며 우리를 괴롭히는 분노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째, 분노를 3D의 다양한 입체적 시각으로 보는 올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나 중심의 관점에서 단편적 시각으로 매사를 바라보게 되면 사실과 상관없는 오해의 증폭을 불러일으켜 더욱더 화가 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더구나 남들이 볼 때 비교적 잘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성공한 연세 드신 분들이 범하는 오류가 바로 자기중심의 시각에 고착되어버리는 실수입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살아온 방식이 내 삶을 이 정도 성공시켰으니 매사에 적용해도 될만큼 자신이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갈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문제는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있으므로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자기중심의 옳고 그름으로 판정을 내리는 행동을 늘 하게 되고 상대방을 단죄하는 모습만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스스로 외로워지는 결과를 갖게 되지만 그것 역시 상대방이 괘씸한 짓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바꿀 수 없는 것이지요.

분노의 원인이 상대방 때문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분노는 우리에게 찰싹 달라붙어 늘 화나는 상태로 살게 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답니다. 왜냐하면 분노의 원인은 상대방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과 해석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우리의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무의식의 세계라고 표현하는 그 동네는 참 합리적이지 못하고 대책이 없지요. 그러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우리의 중심에서 대단한 위력으로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는 해결되지 못한 어린 시절의 묵은 화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그 묵은 화의 핵심에는 열등감이 똬리를 틀고 있답니다. 합리적이지 못한 그 동네는 자기중심 해석이 가득합니다.

 

그 비합리적 사고인 열등감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똬리를 틀고 있는 열등감을 쫓아낼 수는 없지만 “나는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물론 거기에는 “너도 참 괜찮은 사람이지”를 함께 해야겠지요.

 

이걸 심리학에서는 긍정적 자존감이라 하던가요? 자존감이 높은

환경에서는 분노가 자라기 어렵습니다. 긍정적 시각으로 매사를

해석하기 때문에 부정적 정서가 싹트기가 어려운거죠.

 

부정적 정서를 쫓아내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다만 그 위에 긍정적 정서를 덧칠하는 것이지요. 끊임없는 훈련으로 자기인식을 강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똬리를 틀었던 열등감은 어느 새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

 

자, 어느 쪽을 선택할까요?

단편적이고 닫혀있는 시각으로 인해 혼자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외롭고 싶으세요? 아니면 정말 괜찮은 자신이라는 자기인식을 통해서 단단해진 자존감으로 얻어지는 함께 행복하고 싶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