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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산티아고로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김효선

여행작가

 

산티아고.png

매년 10억의 인구가 여행을 한다고 합니다. 요즘 여행의 추세 중에 가장 핫한 트랜드 하나가 도보여행이죠. 여행의 Travel이 고생, 고역을 의미하는 Travia 에서 유래되었다지만, 기꺼이 고생을 각오하고 걷기 위해 비싼 비행기를 타고 국내는 물론 해외로 갑니다. 이런 도보여행의 열풍,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가는 길이 있습니다. 도보 여행자들은 풍성한 인문의 역사와 전설 다양한 문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여행자들을 위해 편리한 시설들이 잘되어 있는 곳으로 가죠. 산티아고가 바로 이런 조건들이 잘 갖추어져 있기에 전세계 도보 여행자들이 찾아갑니다. 산티아고로 가는 길! Camino de Santiago 정식이름 은 까미노 데 산티아고 콤포스델라 Camino de Santiago de Compostela 입니다. 스페인어죠. ‘Camino =길, Santiago=성인 야고보, Compostela= 무덤’, 야 고보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죠.

 

산티아고3.png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의 대성당에 야고보의 무덤이 있습니다. 야고보는 예 수의 12제자 중 한 분입니다. 어떻게 예루살렘에서 멀고 먼 스페인 북부 에 그의 무덤이 있게 된 것일까요? 성서에서 야고보는 갈릴리호수를 지나 던 예수께서 그물을 깁던 야고보와 그의 형제 요한을 부르면서 등장합니 다. 그리고 헤롯 아그리파 1세에 의해 기원 44년에 목이 잘리는 참수형을 당합니다. (마태복음 4장 마가복음 3장 사도행전 12장) 예수께서 돌아가 신 후 제자들은 흩어져 복음전파 하는데, 이때 성서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야고보는 스페인으로 갔고 몇 년간 복음전파활동을 했으나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온 뒤에 순교를 당합니다. 순교 후 야고보 를 따르던 아타나시오 Atanasio와 테오도로Teodoro는 야고보의 유해를 몰래 거둬 예루살렘에서 55km 떨어진 요파라는 항구로 옵니다. 야고보의 유 해를 실은 배는 노도 돛도 없는 돌배로 오직 성령에 의지한 채 지중해를 가 로질러 지브롤터를 지나 대서양의 물살을 헤치고 장장 5,000km 산티아 고 근교인 패드론의 이리아 플라비아 Iria Flavia에 도착합니다. 지금도 이리 아 플라비아의 산티아고 이글레시아 중앙제단에는 당시에 이 돌배를 묶었 다는 기둥이 모셔져 있죠. 당시 이 패드론 지역은 이교도 여왕 루파가 다스 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야고보 유해 매장을 여러 차례 거부를 하다가 그 지역 산의 야생 황소 두 마리를 길들여 멍에를 씌워 온다면 매장을 허락하 겠다고 합니다. 성령의 기적으로 야고보의 유해는 멍에를 멘 황소 두 마리 가 이끄는 마차로 운구 되어 매장을 하죠. 루파여왕은 이 기적으로 개종합니다. 그리고 750여년 잊혀집니다. 세월이 흘러 813년 어느 날 수도사 팔 라요는 별빛의 인도를 받아 리브레돈 들판의 빛과 음악이 흐르는 동굴로 이끌려가고 그곳에서 무덤을 발견합니다. 동굴에는 세구의 유해가 있었고 이 지역 주교는 야고보, 아타나시오, 테오도로 추정하고 로마 교황청으로 보고합니다. 로마 교황청의 검증 후, 야고보의 무덤으로 선언하며 당시 아 스투리아 왕인 알퐁소 2세가 야고보 무덤위에 교회와 수도원을 지어 봉헌 을 합니다. 그 당시 이베리아 반도의 상황은 711년에 북상한 이슬람 세력 이 장악했고. 기독교왕국은 북쪽 끝으로 내몰려 겨우 명맥만 유지하던 때 이며 레온 왕 가르시아가 국토회복운동을 시작할 무렵입니다. 한편으로 는 피레네 넘어 카톨릭 왕국들은 이베리아 반도가 전부가 이슬람에 정복 되면 유럽본토로 들어 올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있던 때이죠. 야고보의 무 덤 발견으로 기독교 왕국들은 이베리아 반도의 이슬람화를 막는다는 명 분으로 산티아고 성지순례를 시작합니다. 이베리아 반도 북쪽의 작은 왕 국과 지역교회들은 성지순례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합니다. 기독교 이민자들을 불러들여 주민 수를 늘리고자 여러 혜택을 베풀고 또 기사단이 순례와 상업을 보호하니 경제는 더욱 번창했고 국토회복운동 이 탄력을 받게 되었죠. 황량한 지역의 북아프리카 이슬람군소 왕국들이 마호메트의 성스런 손 유해로 단결되어 단 7년 만에 그 넓은 이베리아 반 도의 북쪽까지 쳐들어 온 것처럼 야고보의 유해 발견은 기독교왕국과 교 회들을 단결해 주었습니다. 야고보는 844년 클라비호 전투에 번쩍이는 갑옷을 입고 흰말 무어인들 살해하는 전사 전투의 선봉에 서며 이슬람과 의 전투에 위기 때마다 나타나 무어인을 살해하는 마타모로스가 됩니다. 이후부터 야고보는 국토회복운동의 승리를 약속해주는 국민적 수호성인 이 되었습니다. 12세기 산티아고 가는 길은 순례자들로 인해 유럽에서 최 고 붐비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드디어 1492년 그라나다에서 나르스왕조 의 보압딜왕이 이사벨여왕에게 알람브라 궁전의 열쇠를 내주며 781년 지 배가 끝납니다.

 

산티아고2.png

산티아고 가는 길은 점점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18세기까 지 순례자들이 있었고 19세기 산업혁명과 기술과 과학의 발달 20세기 초 두 차례의 세계전쟁과 스페인 길고 긴 내란과 순례를 괴롭히는 범죄 등으 로 한 동안 순례를 할 수가 없게 되었죠. 오늘날 그 길이 다시 부활되었는 데, 198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다녀가고 1987년 유럽의 문화유산 199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됩니다.

 

걸어서 가는 여행은 걷는 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는 여행이며 많 은 시간이 요구되는 여행입니다. 산티아고 가는 길 그중 대표적인 프랑스 길은 스페인자치구 네 곳을 지납니다. 고대와 중세의 유적들을 지나고 북아 프리카와 유럽본토에서 침략을 당한 세월만큼 많은 전설과 영웅들의 이야 기가 넘쳐나는 마을들을 지납니다. 나바라, 라리오하 지역은 완만한 구릉들 이 이어지는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인 길이 펼쳐지고 카스티야레온 지방의 길고 바람 많은 고원지대를 지나면 험한 갈리시아 준령을 넘는 고통의 길을 걷게 되지만 경외심을 불러 일을 킬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운 길입니다. 대자연속에서 나를 깊이 돌아보며 침잠하는 시간은 그 값어치를 매기 기 어렵습니다. 혼자서 또는 여럿이서 만나고 헤어지며 사람을 배우고 인 생을 음미하는 귀한 시간들! 오로지 걷는 리듬감에 취해 단순해지는 삶을 만끽합니다. 길을 걷는 동안 물집의 고통과 무릎의 통증, 피로감 등으로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의 치유와 함께 잠재된 나의 능력을 발견합니다. 산 티아고로 가는 길은 분명 도전이 되지만 도전이상의 아름다운 성취감을 느끼는 곳이기에 망설임 없이 여러분을 산티아고로 가는 도보여행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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