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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림

호서대 교수

 

 

 

중국의 주변국 외교는 ‘친·성·혜·용(親·誠·惠·容)’ 네 글자로 요약된다. 이웃과 친하게 지내고 성실하게 대하며 혜택을 주고 포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 국은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주변국들과 대립하고 있다. 시진핑의 친·성·혜·용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 이런 중국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까? 오랜 기간 중국과 중국인에게 나타나는 반복적 행위 패턴을 관찰한 결과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중국의 외교 행태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화 사상과 현실주의, 그리고 이익 추구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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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자신을 ‘중화(中華)’ 혹은 ‘화하(華夏)’라 해 스스로를 높였던 반면 주변의 다른 민족은 ‘이적(夷狄)’으로 천시했다. 이를 중화사상 또는 화이 (華夷)사상이라 한다. ‘화(華)’와 ‘하(夏)’는 중원 지역의 한족(漢族)을 지칭 하며 문화적으로 우월한 민족임을 뜻한다. 반면 ‘이(夷)’는 문화 수준이 낮 은 주변 민족을 이르는 말로 동서남북의 방향을 통해 구별됐다. 화이사상 은 철저한 한족 중심주의다. 이런 한족 중심주의는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독특한 특징을 보여준다.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이웃과 선하게 지내고 이 웃과 동반자로 지낸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중화사상이 몸에 밴 중국 은 이웃 나라를 협상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중국의 지위가 우월하다고 보는 중화사상의 인식 속에서는 주변국과의 협상이란 가당찮은 것이다. 주변국은 협상이 아닌 관리의 대상일 뿐이다. 최근 우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중국 고위층이 서슴없이 토해내는 말들에서 이웃을 협상 이 아닌 관리의 대상으로 대하려는 중화사상의 편린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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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행태에 영향을 주는 두 번째 요소는 그 역사가 오랜 중국인의 현실주의다. 이는 ‘현실 적응(adaptation)’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중국의 그 많은 제자백가(諸子百家) 중 왜 유가와 법가는 소멸되지 않고 발전할 수 있었을까? 이들 사상이 현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또 현실에 가장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통을 이어받은 중국 외교의 판단 잣대는 항 상 바로 현재 상황에서 어떻게 움직이는 게 최선일까에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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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 마오쩌둥(毛澤東)은 왜 소련에 일방적 으로 기우는 ‘일변도(一邊倒)’ 정책을, 또 1970년대 말 개혁개방에 나선 덩 샤오핑(鄧小平)은 왜 ‘2등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도광양회(韜光養晦·어 둠 속에서 조용히 실력을 키움)’를 강조했을까? 이 모두 그 당시 중국 국력 의 부족을 절감한 결과다. 반면 장쩌민(江澤民) 시대에 중국도 이젠 필요 한 역할은 하겠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를 말하고 후진타오(胡錦濤)가 중국의 평화적 부상(和平崛起)을 주장하게 된 건 모두 부쩍 커진 중국 국 력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리고 G2(미·중)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엔 시 진핑이 ‘중국 꿈’이란 원대한 야망을 거침없이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현 국 제질서는 중국에 의해 이룩된 게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이 현 국제체제의 최대 수혜자라는 말이 나오는 건 중국이 그만큼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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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행태를 결정짓는 세 번째 요소는 이익 추구다. ‘불의는 참아도 불이익은 못 참는 게 중국’이란 우스갯말이 돌 정도로 중국은 이익 추구에 올인한다. 중국은 자신을 ‘제3세계 국가’로 자처한다. 그러나 이념과 체제 의 공유보다는 자국의 이익 확대만을 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북핵 문제’ 와 ‘북한 문제’를 분리해 접근하겠다며 유엔의 대북제재엔 동참하면서도 ‘북한 인민의 복지’를 내세워 북한과의 거래는 계속하고 있는 중국의 이중 적 행태를 연상케 한다. 북한 복지 운운은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내건 구실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중국을 상대할 때 과대나 과소평가 모두 금물이다. 우리로선 중국의 반복 적 행동에서 보이는 중국의 독특한 행태를 냉정하게 분석한 뒤 이에 맞춰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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