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양생도인체조
퇴계의 양생도인체조는 심신의 균형을 유지하는 이기론(理氣論)과 질병을 예방하고자 하는 도인법(導引法)에 기초한 것으로 움직임의 원리는 자연의 순환법칙과 동물적 본능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도인체조의 내용은 호흡을 중심으로 한 기혈의 유통, 척추주위의 근육과 혈의 자극을 통해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전신의 균형을 꾀하는 조정력 증강운동 등이 포함된다. 활인심방(活人心方)이란 사람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생명력을 증진시키며, 특히 마음을 다스리는 것 (치심: 治心)에 역점을 두고 정신과 신체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퇴계가 보급한 활인체조는 질병이 생기기 이전에 예방 의학적 견지에서 행한 양생체조의 개념을 가진 것이며, 인간의 정신적 다스림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교육적 의미까지도 포함하는 것이라 본다.
양생도인체조는 평상시 도가(道家)들이 행하던 건강관리방법으로서 그 움직임의 원리는 동양철학이 기본이다. 우리나라 건국이념의 초석이 된 하늘(天), 땅(地), 사람(人)의 삼재사상과 음양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자연의 원리를 따르고 있으며, 그 내용은 조식(調息), 조심(調心), 조신(調身)의 방법으로 생명을 관리하는 장수의 비결을 담고 있다. 특히 병을 물리치는 6가지 호흡법인 거병연수육자결(去病延壽六字訣), 4계절을 노래하는 사계양생가(四季養生歌), 나쁜 마음이 생기면 좋은 마음을 타서 마시라는 중화탕 등은 매우 감동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동양의 움직임은 우주를 음양 조화의 원리로 풀이하고 있는 동양철학에 근거하고 있으며, 신체를 소우주의 관점으로 보고 기와 혈이라는 음양과 오운육기(五運六氣)로 해석하고 있다.
신체에는 음양이라는 상대적인 속성이 변화를 일으키면서 운영되며 이들의 모순과 대립이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고 풀이하고 있는데, 인간의 움직임 중 스트레칭체조의 원리도 음(陰:-)ㆍ양(陽:+)과 같이 근육의 수축(-)과 이완(+)의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 신체에 대해 설명할 때 서양에서는 골격ㆍ근육ㆍ신경으로 나누어 설명하며 외형적 변화를 중요시하는 것에 비해, 동양에서는 골격ㆍ근육ㆍ신경에 경락(經絡)을 추가해 설명하며 내면의 변화와 조화를 중요시 한다. 경락이란 체내를 흐르는 기혈(氣穴)의 운행통로이며 인체를 내외ㆍ상하ㆍ전후ㆍ좌우로 연결시켜 인체의 각 조직과 기관 사이에서 협조가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정보의 통로를 일컫는 것으로, 이 경락상의 반응점을 혈(穴)이라 한다. 예를 들면 심장(心臟)은 오행 중 화(火)에 속하며, 혈액을 전신에 보급해주는 펌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심장과 관련된 경맥(經脈)은 심장의 중앙에서 시작해 심장주변을 돌고 횡격막을 통과해 소장과 연결되는 것과, 심장에서 식도를 따라 상행해 얼굴로 올라가 안구와 연계되는 것, 심장에서 폐를 거쳐 겨드랑이 안쪽과 팔 안쪽을 지나 새끼손가락에서 끝나는 것이 있다. 따라서 심장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경의 경락을 누르거나 두드리기, 늘리기 등의 방법으로 자극하는 경락체조를 할 수 있다.
문화적 특성에 따라 동. 서양의 체조를 분류해보면 건강이나 신체단련을 추구한다는 공통점은 지니고 있으나 신체에 대한 접근방법이나 움직임의 특징에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된다. 따라서 퇴계의 양생체조는 동양의 철학 및 의학적 접근을 통한 체조의 접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며, 기본적으로 호흡(調息), 마음(調心), 몸(調身)을 다스린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