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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복

중동고철학교사, 철학박사

 

삼칼럼_1.jpg

 

‘중년의 대한민국’ 2015년,

대한민국은 중년이 되었다. 국민 평균연령이 40세에 이른 것이 다. 혁명은 젊은 층이 많은 나라에서 일어나곤 한다. 1789년 프랑스 대 혁명 당시 20대 인구는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탈레반, IS 등으로 바람 잘날없는아랍권도 평균 나이가 무척 어리다.

그렇다면 나이 마흔에 이른 대한민국은 어떨까?

불혹(不惑)은 안정을 바라는 시기다. 직장인이라면 정리해고의 불안이 스멀거리는 때이기도 하다. 때문에 청춘의 꿈 보다‘철밥통’이 강렬한 유혹으로 다가온다. 평균연령이 마흔이 넘은 사회의 젊은이들도 다르지 않다. 취직이 힘들고 먹고 살기 어렵다는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는 요즘 이다. 하지만 옛날에도 인생은 언제나 버겁고 힘들었다. 헐벗고 굶주리 던 시절에도 젊은이들은 미래를 꿈꿨다. 그들은 비록 몸은 비쩍 말랐지 만, 빛나는 눈동자로 다른 세상을 그리며 도전 의지를 다졌다. 평균 연령 40세,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어떤가? 우리의 젊음들은 애 늙은이에 가깝다. 그들의 고민은 사십대 가장들과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안정된 일터를 구할 수 있을까?”, “가늘고 모질게 오랫동안 붙 어있을 수 있는 직장은 어디일까?”, “전세금, 아이 키울 돈을 어떻게 모 아야 할까?” 등… 그들의 영혼은 이미 충분히 늙어있다. 그들이 이끌어 갈대한민국은과연어떤모습일까?

 

“달리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생존 경쟁은 날로 치열해진다. 남들보다 앞서야 살아남는 세상이다. 사 람들은 정신없이 내달리고 있다. 우리의 입시 경쟁은 유치원 무렵부터 시작된다. 파김치가 되어 명문대에 입학하더라도 인생의 승자는 아니 다. 그때부터는 일자리를 얻기 위한 스팩 경쟁이 펼쳐질 테다. 취업의 바늘구멍을 뚫었다 해도 미래는 스산하다. 일터에서 밀려날까 전전긍 긍하거나, 쥐꼬리 봉급에 한숨을 내쉬거나, 적성에 맞지 않는 업무에 버거워한다.

 

긴 싸움은 사람들을 어리석게 만든다. 처음에는 뭔가 이유가 있어서 치 고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툼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왜 싸우게 되었 는지를 잊어버린다. 싸움의 목적은 어느덧 상대를 때리고 상처 입히는 것으로 바뀌어 버린다. 그렇게 승리자 되었다 해도 기쁨은 오래가지 않 는다. 패자도승자도기진맥진하고헛헛해질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치열한 다툼 가운데서도 ‘목적’과 ‘이유’를 내려놓지 않 는다. 그들은“나는왜싸우고있는가?”, “이번싸움을통해얻을최선의 결과는무엇인가?”를되물으며마음을다잡는다.

 

그렇다면우리의모습은어떨까? 많은 직장인들은 취업과 동시에 혼란에 빠진다. 취직 자체가 목표였을 뿐, 그 이후의 삶이 어떨지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탓이다. 그렇다면 스 팩경쟁에앞서, “나는어떤세상을만들려고하는가?”, “나는어떤일을 할때가장나다운가?”부터충분히따져물어야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에 빠져 있는 젊은이들은 ‘한가한 소리’하고 있다며 핀잔 들을지 모르겠다. 왜 대학에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그런 고민 은 대학 가서 해도 늦지 않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분명치 않다고? 일단 안정된 일자리부터 잡은 후에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아라. 흔들리 는젊은이들에게던지는충고들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일단 뛰고 본다. 이 악물고 달리는 경쟁자 들은 되레 위로가 된다. “달리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나만 죽어라 뛰고 있는 것이 아닌데 뭐.” 이런 생각으로 오늘도 젊은이들은 죽어라 달린 다. 늘어나는 삼포족(연애, 취업, 결혼 포기), 오포족(연애, 취업, 결혼, 인간관계, 내집마련포기)들은 이런 세태가 가져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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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인생의 ‘작전타임’이다.

” 경기가 꼬여갈 때, 선수들이 흥분했을 때, 감독은 ‘작전 타임’을 외친다. 숨을 고르며 냉철하게 시합의 큰 줄기를 가다듬기 위해서다. 인문학은 인생의 ‘작전타임’과 같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생 이란살가치가있는가?”를따지지않는다. 삶이신산스러운사람, 희망 이보이지않을때에야우리는행복을따져묻는다.

자연스레 찾아드는 이런물음은인생의축복이다. 망해야할때는제대 로 망하는 편이 낫다. 무너져야 할 지경임에도 일이 잘 풀려간다면, 이 는 결국 재앙으로 이어질 테다. 잘나가던 기업들이 나락으로 추락하는 경우를 떠올려보라. 그래서 현명한 자들은 위기상황에서나 던질 법한 의문을 일상에서 끊임없이 되묻는다.

“내인생의목적은무엇인가?”, “나는어떤세상을만들고싶은가?”, “내 가 하는 일(業)의 본질은 무엇인가?”, “내가 그 사람과 사랑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이런 질문은 결코 ‘쓸데없는’ 물음이 아니다. 목적을 잃은 채 달리는 것만큼 위험한 일도 없다. 인문학은 내가 살아 가는 이유, 세상이 나아가야 할 방향, 내가 바라는 행복이 제대로 되었 는지를 따져 묻는다. 이런 물음의 답은 결코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그 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문학으로 감성을 틔우고 철학으로 이성을 벼려 야한다. 나아가역사를통해세상을보는안목또한길러야한다.

 

“역사가 그대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조선의 임금들은 공부도 ‘업무’였다. 신하들과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 는 경연(經筵)은 왕조차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경연장에서 신하들은 왕 에게 대놓고 따졌다. “역사가 전하를 어떻게 기록하겠습니까?” 임금에 게이말은무서운협박(?)이었다.

위대한 인물들은 현재만을 살지 않는다. 그들은 역사의 관점에서 자신 을 바라본다. 예를 들어보자. 실연(失戀)의 고통으로 가슴이 절절하다 면, 30년 뒤에 나를 떠올려 보자. 30년 뒤의 나는 지금의 나의 아픔을 어 떻게 평가할까? 십 수 년 전 목숨 걸었던 사랑이 지금 나에게는 어떤 의 미인가?

철학자 지젝(Slavoj zizek,1949~)은 예술 작품의 가치는 시대의 맥락을 떠났을 때(de-contextualization) 비로소 드러난다고 말한다. 예컨대, 세 익스피어의 이 명작인 이유는 500년이 흐른 지금 도여전히사람들가슴에울림을주기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절실한 과제들은 어떨까? 내가 자랑스러워하는 성취들은 또 어떤가? 인문학은 역사의 눈으로 현재를 가늠하게 한다. 그래서 인문학으로 다져진 영혼은 침착하며 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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