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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용호

창녕 우포늪 생태공원 관장

 

인간은 어릴 때부터 지구의 중심은 우리 인간이고 인간이 가장 위대하다고 교육 받는다. 그런데 우포늪과 같은 다양한 생물들이 사는 ‘원시의 녹색 나라’에 오게 되면 인간도 많은 생물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우포늪을 찾는 우리 인간이란 우포늪에 살고 있는 많은 생물 중 가장 후배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우주계가 생긴 것은 약 140억 년 전 이고, 수십억 년에 걸쳐 화산 분출과 같은 빅뱅의 기간을 거쳐 45억∼46 억 년 전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가 생겼다고 한다. 식물, 곤충과 새들이 수 십억 년 전에서 수억 년 전에 탄생해 진화하고 있는데 비해 우리 인간이란 겨우 600만 년 전 침팬지에서 갈라져 진화됐다는게 과학자들이 주장하는 일반적인 정설이다.


우포늪에서 보이는 식물들은 심지어 1억 수천만 년 전 지구를 장악하던 크나큰 공룡들의 지배 하에서도 살아온 생물들이다. 아마도 지금의 식물 들이 지구 오염을 주도하는 인간들을 향해 '우리는 너희보다 더욱 힘센 공 룡도 이겨냈는데, 인간 너희들이 그렇게 지구를 오염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구나. 그래 어디 두고 보자'고 벼르고 있을 수도 있다.


어느 사회에서든 후배들이 선배를 잘 모시는 것은 기본이다. 생태계에서 가장 후배인 인간은 선배인 식물과 동물 그리고 새들에게 선배에 대한 기 본 예의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생태계에 대한 기본예절이란 인간에게 오 랜 세월 아낌없이 준 식물 등에 대한 감사의 마음에서 우러난다. 우포늪에 오면 우포늪의 조용한 어느 곳을 골라 앉아보고, 조용히 눈을 감고 우포늪 의 진정한 느낌과 냄새를 알아보자.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면서 아픈 마음 도 떨어뜨리자. 피곤했던 일들도 푸르른 잎들이 만들어주는 산소에 감사 해하고 낙엽이 지면 떨어지는 낙엽과 함께 슬픔도 미움도 마음속에서 멀 리멀리 보내고 해방시켜주자. 그리고 자신이 편안하게 느끼는 나무나 식 물을 선택한 뒤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고 대화도 해보면 어떨까?

 

우포늪.png


우리가 그냥 보는 식물은 그냥 자란 게 아니다. 그 식물은 우포의 춥고 매 서운 겨울 바람을 이겨내고 새로운 싹이 나는 희망을 품고 온갖 힘을 다해 오랫동안 봄을 기다려왔을 것이다. 그 새로운 싹은 3월의 따뜻한 햇살과 반가운 빗물을 겨우내 기다렸을 것이다. 우리 인간도 즐거우면 춤을 춘다. 춘삼월에 그 파아란 아기 같은 살결을 한 새싹은 너무도 기쁘고 즐거워 춤 추듯이 났을 것이다. 생명은 새로운 줄기와 잎을 준비해 여름의 장대비와 홍수, 그리고 가뭄의 시간을 이겨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옆에 앉은 우 리들에게 꽃을 보여주었고, 가을이 되어 잎을 떨구면서 겨울 준비를 하고 있다.


식물들도 인간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피터 톰킨스의 책 《식물의 정신세 계》는 식물들이 영혼과 개성을 지닌 생각하는 생명체라고 한다. 애트 보 르는 그의 책 《식물의 사생활》을 통해 식물들이 말하고 움직인다는 사실 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아카시는 해충이 나타나면 서로 교신하고 공동 대 처를 한다. 


우포에서 나무에게 내 마음을 전해보자. "올해도 얼마나 힘들었니" 하고 위로해주자. 나무를 껴안고 포옹도 해보자. 그리고 나도 올 한 해 바쁘고 힘들게 지냈다고 전해보자. 그리고 같이 웃자고 하면서 웃음을 전해주고 자신도 웃게 되는 시간도 가져보자.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경험 을 하고 창의력도 향상하게 되는 계기도 만들어보자. 전문가들에게 따르 면 창조력을 갖추려면 사물을 천천히 유심히 보고, 사물과 이야기하며, 만 져보고 뒤집어보기도 필요하다. 우포에 오면 생태 이름을 가져보는게 어 떨까? 지금 이름에다 내가 좋아하는 식물이나 동물 중 하나를 골라 이름 앞 에 붙여보는 것이다. 우리 이름은 대부분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부 모, 할아버지 또는 외할아버지가 지어 주신 이름들이다. 필자의 이름은 서 당에서 글을 가르치시고 시도 지으시며 문집도 남기신 한학자인 외할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 수년 전 이름 앞에 좋아하는 뽕나무를 붙였다. 뽕나무 노용호가 된 것이다. 뽕나무 오디를 너무 좋아하고 쓸모 많은 잎과 줄기 등 을 가진 뽕나무에 경외를 표하면서 선택하여 지은 이름이다.


좋아하는 생물을 고른 뒤 이름 앞에 붙여보면 더욱 그 생물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 특이한 경험을 혼자만 하지 말고 자녀들에게도 생태 이름을 갖게 해보자. 도시에서 자라 생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부족하기 쉬운 아 들딸에게 새로운 이름을 갖게 해주자. 그 하나만으로도 생물을 더욱 이해 하고 사랑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굳이 생태 박사가 되지 않아도 생명 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귀중한 자녀로 자라게 할 수도 있다. 이름에만 그치 지 말고 선정한 그 나무 등을 책에서 찾아보고 관심을 갖게 하자. 여건이 돼서 곤충을 기르거나 나무를 심어 관찰하게 하면 더 나은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많은 아이들이 이렇게 생각과 행동을 하면 더 많은 생태 지식 과 사랑을 가진 국민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 과학계에서는 우리 인간의 뇌, 뇌와 로봇의 융합 등 뇌 과학 부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뇌 과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뇌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 운 것을 갈구한다. 인간의 뇌는 오래된, 진부한 것에 싫증을 느끼며 뭔가 새롭고 재미있으며 독특한 것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우포에 와서 다른 곳 에서 한 것과 다른 새로운 경험으로 우리 자신의 뇌를 기쁘게 해주면 어떨 까? 나 자신이 새가 되고 나무가 되고 자연이 되어 우포의 생물처럼 생태 춤(eco-dancing)을 추면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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