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노트

조회 수 16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지독한택시.jpg

 

 

 

 

 

 

 

 

 

 

 

 

이차우

법인택시기사

 

 

 

지독한택시_이창우.jpg

서울에만 약 10만 여명의 택시기사가 근무하고 있다. 그 중 반은 개인택시 기사고 나머지 반은 법인택시기사다. 그들의 가족까지 친다면 서울 인구의 약 3~4%를 차지하게 된다. 이렇게 비중이 큰 직업군 임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의 경제적 위치는 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직업인지라 들락날락 부침이 심한 택시의 세계로 빈털터리가 된 내가 들어간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쉽게 들어갈수는 있었지만 쉽게 그만둘 수는 없었다. 정말 택시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51세의 나이, 심한 당뇨병, 쓰지도 못하는 한 쪽 다리로는 그랬다. 입사 첫날부터 남에게 진 빚과 가족을 위해 죽기살기로 운전대에 매달려 15년을 달려왔다. 죽기살기로 해서그랬는지 한달에 300만원 정도를 벌고 있다. 이 얘기를 듣는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뒤를 돌아다본다. 놀라서 뒤로 자빠져야 하는데 다치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택시기사를 꿈꾸는 많은 가장들이 있다. 300만 원을 버는 택시기사가 있어서가 아니라 택시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들이 택시를 못하는 이유가 있다. 택시기사 수입이 너무 적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어렵지만 그 돈 벌어서는 답이 안 나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은 300만 원을 벌고 있는데 한편의 사람들은 그 돈의 반도 안되는 돈을 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할아버지가 선생님이 돼서 돈 버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되겠네! 초등학생인 손주 놈이 이렇게 대답해 주면 좋으련만……

 

서울에는 25개의 구청이 있고 각 구청마다 구민회관이란 강당을 갖고 있 다. 그래, 그곳에서 그들을 만나 선생님이 돼 보자! 20여 곳의 구청교통과 장 앞으로 계획서를 보내 강당을 무료로 빌려 줄 것과 그들은 경제적으 로 어려운 관계로 강사료는 구청에서 지불할 것을 요청했다. 결과는? 요 청하는 내 태도를 보면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런데 교수. 시인, 작가, 배우, 개그맨 등에게는 활짝 문호를 개방하고 있었다. 아! 유명인사에게만 강 당을무료로빌려주는규정이있나보네. 구청에서운한마음을가졌던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도 유명해져서 그 규정을 지켜야겠다고 결심한 게 7년전이다. 내가그들이유명인이라알게된것은 TV나라디오를통해보 고 들었고 신문이나 잡지 또는 그들이 쓴 책을 통해 읽었기 때문이다. ‘나 도 그렇게 해보자!’하고 굳은 결심을 하고 지난 7년간 유명해지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한 달에 300만 원을 버는 본업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충실하며 하루에 만나는 30여 명의 택시손님들께 유명해질 수 있도 록 도와달라고 생떼를 쓰기도 하고 틈틈이 글도 썼다. ‘내가 기획사 대표 도 아닌데……’하며 대부분의 손님들은 난색을 표했지만 실제로 신문과 강연을 주선해 준 분들도 있었다. 그렇게 7년의 시간이 가면서…….

 

2010년 10월호 모 잡지에 16페이지 글을 기고한 것을 필두로 책을 두 권 출 간했고 여덟 번의 강연을 했으며 세 번의 종합일간지 인터뷰와 세 번의 TV 출연 및 네 번의 라디오에 출연해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청에 서 정한 규정에 이르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어쨌거나 나와 택시를 꿈꾸는 그들은 만나야 한다. 지금은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한 때는 은행원 으로, 군인으로, 교사로, 잘 나가는 기업체의 직원으로 활약했던 그들에게 ‘나는 300만 원을 벌기 위해 이렇게 일했으며 15년을 그렇게 했는데도 아 직까지멀쩡하니겁먹지말고나를따르라!’고말해주고싶은것이다. 당신 말대로 해서 300만 원을 벌 수 있다면 난 당신보다 더 지독하게 일할 자신 이 있다는 이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고 그들은 자신과 가족을 위해 일할 뿐 만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지식과 경력을 승객과 나누고 공유하는 한 단계 격상된 택시문화를 선도할 것이 확실하다.

 

어서 빨리 유명인이 되어 그들과 만나게 되길 바라는 법인택시 기사 월삼백!

 

택시.jpg

 

 


  1. 테마로 보는 영화 : 세상의 모든 계절 / 무지개의 끝 - 김현숙

    세상의 모든 계절 Another Year, 마이크 리, 2010년     고전 할리우드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1950년대, 영국에는 소위 키친 싱크 리얼리즘이라는 영국식 리얼리즘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 새로운 문예사조는 문학과 미술을 거쳐 영화계에도 당도했는데, 작은...
    Date2021.09.05 Views333
    Read More
  2. 노후파산시대, 당신의 전략은? - 강창희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몇 년 전 일본 국영방송 NHK가 ‘노인 표류–노후 파산의 현실’이라는 제목으로 특집 방송한 내용이 번역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노후 파산’ 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은 노인들에게는 천국...
    Date2021.09.05 Views400
    Read More
  3. 매생이 - 권오길

    권오길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교수시절에 자주 들렸던 춘천 ‘다우등심집’에서 겨울이면 바다풀인 매생이 국을 자주 먹었다. 매생이국은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보다 3배나 많기 때문에 술 꾼 속풀이 술국으로 그만이란다. 매생이 국에들어가는 재료는 많지 않...
    Date2021.01.31 Views485
    Read More
  4. 테마로 보는 영화 : 새로운 시작/가족/여행자 - 김현숙 영화평론가

        베스트 이그조틱 메리골드호텔 (2012년, 존 배든감독)     “늙은이들을 싫어하는 나라가 많아요. 이들을 아웃소싱하면 성공할 거예요”   “와이파이하고 무선하고는 어떻게 다른가요?” “브로드밴드 (고속 데이터 통신망)하고는 어떻게 다른지요?” 인터넷 ...
    Date2021.01.31 Views282
    Read More
  5. 테마로 보는 영화

    테마로 보는 영화 김현숙 영화평론가외국인영화제집행위원 Something New, Something Old <어벤져스>, <어벤져스:인피니티 워>, <하녀>, <기생충> 21세기 대중문화를 이야기할 때 마블과 DC 코믹스를 떼놓는 일은 불가능하다. 마블 그래픽이 창조한 슈퍼히어로...
    Date2020.02.12 Views587
    Read More
  6. 삼국유사 깊이 읽기 - 신종원

    삼국유사 깊이 읽기   신종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삼국유사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삼국유사』는 왕력편을 제외하면 모두 이야기(narrative) 형식으로 되어 있다. 제목에서 드러낸바 삼국시대(통일신라, 후삼국 포함)의 인물이나 사실에 관...
    Date2020.02.12 Views376
    Read More
  7. 새해엔 화를 미워할 수 있는 용기를! - 김진혁

    새해엔  화를 미워할 수 있는 용기를!   김진혁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대표   새해가 되면 목표로 삼는 것이 하나 있다. 자꾸 욱하는 나로부터 벗어났으면 하는 기도를 드린다. 화를 조절하기 위해 심리학, 문학, 철학책 등을 읽고 마음 다스리는 강의와 설교...
    Date2020.02.12 Views392
    Read More
  8. 국사봉에 올라 - 안종선

    국사봉에 올라   안종선 성보풍수명리학회장   해마다 신년(新年)의 첫날이면 산에 오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목적도 각각이다. 신년을 맞이해 기념 산행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자신의 마음을 재촉하거나 나름의 목적의식이 있기 때문...
    Date2020.02.12 Views318
    Read More
  9. 의사소통과언어 예절 - 이주행

    의사소통과 언어 예절   이주행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언어 예절은 의사소통의 윤활유다. 의사소통이란 표현자(화자나 저자)가 일정한 상황에서 일정한 목적을 위해 언어로써 수용자(청자나 독자)에게 자기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해 전달하면, 수용자 가 ...
    Date2020.02.12 Views952
    Read More
  10. 더 큰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를 말한다 - 윤덕균

    더 큰 대한민국 희망 프로젝트를 말한다       윤덕균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현 시국을 난국으로 표현한다. 운전자를 자처하던 북미협상은 쇼로 끝나가고 서초동과 광화문에서의 좌우 격돌은 해방 후 신탁과 반탁으로 대립하던 시절로 돌아갔다. 미국, 중국...
    Date2020.02.05 Views328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