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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의사소통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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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주행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오륜(五倫)의 하나인 ‘장유유서(長幼有序)’의 퇴색과 더불어 경로사상(敬老思想)이 경시되고 평등사상이 팽배해짐에 따라 청소년들 중에는 연장자를 공경하지 않는 이가 많다. 또한 노년 중에는 이러한 시대의 풍조를 무시하고 그러한 청소년들을 적대시하거나 그들과 벽을 쌓고 사는 사람이 많다. 이로 말미암아 날이 갈수록 청소년과 장·노년 간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세대 간 갈등을 해소하는 길 중의 하나는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세대 간에 의사소통을 잘하려면 무엇보다도 역지사지(易地思之)하면서 상호 인격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협동하는 마음으로 대화하여야 한다.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지 않고,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으면, 대화가 제대로 될 수 없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맺을 수가 없다. 권력·돈·명예·지식 등을 지닌 사람들 중에는 그러한 것들을 지니지 못한 사람을 오만하게 대하는, 사람답지 않은 사람이 있다.

이주행2.jpg

 

 

 

 

일찍이 맹자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없거나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없거나 사양지심(辭讓之心)이 없거나 시비지심(是非之心)이 없는 존재는 사람이 아니라고 하였다. 인(仁)·의(義)·예(禮)·지(智)중에 한 가지라도 결여되어 있으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맹자가 이 말을 한 후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그말은 진리 중 진리이다. 사람다운 사람은 늘 양심에 따라 살려고 힘쓰며 겸손하고 남을 아끼고 존중한다. 언제나 남녀노소(男女老少), 지위고하(地位高下)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을 배려한다.

 

의사소통을 잘하여 인간관계를 잘 맺으려면 상대(相對)의 인격을 존중하고,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며, 상대를 배려(配慮)하여야 한다. 배려란 남을 위하여 이리저리 마음을 쓰는 것을 뜻한다. 자기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 하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 못지않게 남의 의견과 감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자신을 더 생각해 주는 사람을 누가 미워하겠는가? 사람다운 사람은 언제나 겸손하고 남을 배려하고 남을 사랑하고 존중한다. 그의 말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처럼 상대를 즐겁게 하고 용기나 의욕을 북돋워 준다.

 

대화는 탁구이다. 탁구를 치는 사람이 탁구의 규칙에따라 서로 상대의 탁구대 안에 공을 넣어야 탁구를 계속 칠 수 있듯이 대화도 대화의 규칙에 따라 화제와 관련되는 말을 주고받아야 계속 이어 갈 수 있다.

 

의사소통을 잘하려면 말하기보다 듣기를 더 잘하여야 한다. 사람들은 수다를 떠는 사람보다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면서 정성을 다해 들어 주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나이가 들수록 말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이가 많아질수록 말수를 줄여야 한다. “말은 적을수록 좋다”라는 속담과 같이 말이 많으면 실수를 하기 쉬우므로 필요한 말만 하고, 공감적 경청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 공감적 경청이란, 말하는 이의 입장에 놓여 공감하면서 적극적으로 듣는 것이다. 들을 때 담화 맥락에 적절한 “그래서? 아이구 화가 많이 났겠구나, 그 다음엔 …” 등과 같은 추임새를 구사하면서(맞장구를 치면서)들으면 대화가 더욱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

 

상대를 비난하거나 비방하지 말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대하여야 한다. 칭찬하면 고래도 춤춘다는 말이 있다. 상대의 모든 것(언어, 삶의 역사, 처지 등)을 긍정적으로 보고 좋은 점을 찾아 칭찬을 하면, 의사소통도 잘 되고 인간관계도 좋아질 것이다. 사람들 중에는 칭찬과 격려에는 인색하고, 질책(叱責)· 비난(非難) ·비방(誹謗) 등을 즐기는 이가 있다. 이러한 사람을 대부분의 사람은 싫어한다. 질책(叱責)· 비난(非難) ·비방(誹謗) 등은 온갖 반목과 갈등을 야기한다. 세대 간 의사소통을 잘하여 공감대를 많이 형성하려면 상이한 점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려고 힘써야 한다. 칭찬은 일종의 적선(積善)이다. “積善之家 必有餘慶(착한 일을 많이 하는 집에는 반드시 경사스러운 일이 있는 법이다)이요 積惡之家 必有餘殃(악한 일을 많이 하는 집에는 반드시 재앙이 있는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남을 모함하고 비방하는 것은 악업(惡業)을 쌓는 것이다. 남의 잘못을 용서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관용으로 받아들이며, 힘겨워하는 사람을 격려하는 것은 선업(善業)을 쌓는 것이다.

 

세대가 다르면 *스키마(schema)가 다르기 마련이다. 세대 간 스키마의 차이를 부정하지 말고 인정하고, 상대의 처지를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상대를 대하면 세대차도 극복하고 상호 공감하는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을 기억하고 언제나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고운 말을 사용하기 위해 힘쓰면, 세대 간 의사소통이 원만히 이루어지고 온갖 갈등도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세대가 상호 사랑하고 존중하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다.

 

*스키마(Schema) : 새로운 경험이 내면화되고 이해되는 정신의 모델 또는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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