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삶의 성공전략
공병호 경영연구소 소장
거리에는 점점 나이든 분들의 모습이 늘어나고 있고,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서 이제 ‘제 2의 인생’혹은 ‘이모작 인생’은 특별한 사람에게 해당하는 단어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과제가 되었다. ‘제 2의 인생’이라 그저 멋진 구호가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주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야 할 세월이 지난 세대에 비해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에 의하면 인간의 평균 수명은 4년마다 1년씩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그래서 지금 중년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은 이런 추세를 충분히 자신의 인생경영에서 고려해야 한다.
노후를 잘 준비하려면 현직에 있는 동안 가능한 시간을 만들어서 큰 그림은 작은 조각들로 나누어서 마치 준비 작업을 하듯이 차근차근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 이모작 인생에서도 자신이 현직에서 해 오던 일을 확장하고 심화시켜 가며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은 행운아이다. 그런데 모두가 그럴 수는 없다. 그런 행운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나 취미 활동 그리고 특기 등 다양한 경험들을 성찰해 보고 이들 가운데서 자신의 이모작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를 결정한 다음에 이를 꾸준히 개발해야 한다.
나는 비교적 제 2의 인생을 남보다 일찍 시작한 편이기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가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생각이 일반화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제 2의 인생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50대 중반에 조직을 떠난 다면 최소한 10여년 정도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의 건강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60대 중반이라도 현역으로 활동하는데 손색이 없는 분들이 아주 많다.
남자의 경우는 정체성의 상당 부분이 일과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제 2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몫은 일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몇 살까지 현역으로 활동해야 하는가는 각자의 형편이나 건강상태에 의해 크게 의존하겠지만, 일에 대한 부분이 잘 정리 되어 있다면 제 2의 인생 준비는 상당 부분 안전궤도에 진입할 수 있다.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여기에다 재정적인 어려움까지 맞물리게 되면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가장이 흔들리게 되면 가족과의 관계도 소원해지는 경우를 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제 2의 인생과 관련해서 첫 번째로 손꼽고 싶은 것은 언제까지 일을 해야 하는가,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준비할 것인가라는 점이 현역에 있는 동안 해결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라는 책을 보면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우리의 삶이 끊임없이 상황에 따라 적절한 변신이 요구되지만 굵직굵직한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푯대를 갖고 나아가는 것을 두고 그는 ‘의도적 전략’으로, 그리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변해 가는 것을 두고 그는 ‘창발적 전략’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제 2의 인생 또한 여타의 인생살이와 마찬가지로 이런 저런 변화와 함께 하겠지만 우직하리만큼 푯대를 세우고 전진해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