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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개념의 변천과
‘경험으로서 예술’

 

곽삼근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인간에게 예술은 최초의 기본적인 정신활동이며, 그것은모든 다른 활동이 자라는 토양이 된다. 철학자, 예술가들은 왜 인간의 삶에서 그토록 예술을 강조했을까? 새의 둥지를 생태미학으로 개념화시킨 미학자 박이문 선생께서는 <이카루스의 날개와 예술>(2003)에서 예술의 필요성을인간본성과 관련해 다음 두 가지 전제로 명증하게 제시했다. 첫째, 인간은 예술로써만 채워질 수 있는 어떤 욕망을가진 존재이며, 둘째, 인간은 대상을 왜곡하지 않고 대상그대로를 표현하려는 본능을 갖고 있고 그러한 인간의 요구를 만족시켜주는 기능이 바로 예술이다. 이 두 가지 전제는 인간의 질적인 삶에서 예술이 필연적으로 수반됨을말해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술을 무엇으로 이해해야 할것인가.

 

I. 예술의 개념변천
예술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다르게 전개돼왔다. 고대에는예술이 삶과 분리돼 있지 않았으며, 용어 자체도 예술(라틴어 ars/그리스어 techne)은 ‘완성도가 높은 기술’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의 탁월성을 언급할 때 “활 만드는 사람은 활을 잘 다루고, 뱃사공은 배를잘 다루며, 목수는 나무를 다루지만, 지혜 있는 사람은 자신을 잘 다룬다”고 설파한 것은 모든 사람이 각자의 기술을 최상으로 발휘하는 것이 삶의 이상임을 인식하게 해준다. 이러한 탁월성의 발휘가 아레떼Arete이며 덕德임을강조한 것이다. 아레떼를 덕 또는 탁월성으로 보는데, 인간의 삶 속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최고로 발휘함이 관건임을 말해준다. 당시 예술은 삶의 기술로서 예술과 기술은구별하지 않고 사용됐다. 과거 원시인이나 미개인들의 노래와 신화, 회화, 조각, 무용들이 우수함을 미루어보아 예술이 원초적 활동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지성인이나 개화된 문명기에도 거기에 해당하는 예술이 있다. 근대기 이후 소수 특권계층의 교양으로서, 그리고 예술가의 천재성을 기리기 시작하면서부터 예술은 범인(凡人)의 층위에서 쉬이 닿을 수 없는 일종의 불가침 영역으로 군림하게됐다. 다시 말해 예술을 소수의 특권층이 즐기기 시작하고, 다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의 전유물이 되면서 예술은삶과 동떨어지기 시작했다.
예술과 미학에 대한 관심은 이러한 예술 개념의 변천과도밀접하게 관련된다. 고대인들에게 작품이란 하나의 소우주로 이해됐으며, 대우주 속에 미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근대인들은 작품이란 오로지 주관성을 준거로 해서만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으로 인식하게되었음에 비해, 현대인들은 작품이란 순전히 개인성을 표현하는 것으로 인식 되는 변화를 겪었다.

 

Ⅱ. 경험으로서 예술
현대에 이르러 탈 근대적 관점에서 예술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예술에서의 자기창조성을 복원하자는 주장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자기창조성은 ‘사유와 자기 이해를 위한 깨달음’을 말하는 것으로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와 그 의미를 같이 한다. 포스트모던 시대 예술은 다시 우리의 삶 속으로 들어오는 패러다임 전환을 맞게 됐다. 예술을 일상의 삶으로 가져오는데 프리드리히 니체의 철학적 관점 제시는 큰 기여를 했다. 삶의 전 과정에 예술의 옷을 입혀준 니체는 예술을 ‘세계에의 해석’으로 개념화시켜줬기 때문이다. 이를 경험론으로 구체화 시켜준 공은존 듀이에게 있다.
존 듀이(1934)는 그의 저서 <경험으로서 예술 Art as Experience>에서 예술은 인간이 자신의 존재의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핵심적 활동임을 강조한다. 특히 미적인 체험과 유사한 ‘하나의 경험’은 그 완전성과 충만함에서 가장 행복한 경험으로 꼽힌다. 현대인들이 예술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 ‘하나의 경험’은 미적 체험을 수반하며, 예술가들의 작업 활동에서 그 사례를 발견한다.인간으로서 자신의 참된 존재를 드러내는 방법에는 예술을 통한방법이 가장 최선이라는 연구결과들이 주목된다.
예술을 구체적인 활동으로 생각해볼 때 예술이란 용어를 단계별로 풀어보면 그것은 재현representation, 해석interpretation, 표현expression, 새로운 가능성 즉, 창조creation이다. 이처럼 대표적예술관으로 모방설, 상상설, 상징설, 창조설이 있는데 최근 창조가 주목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예술은 경험 체계성 보다는 경험창조성을 추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험의 창조는 소수에게만 가능할까?

 

Ⅲ. 예술은 동사이다.
예술의 개념과 기능 변천에 수반해 예술작품과 행위에 대한 인식도 변화돼왔다. 그동안 예술은 객관화된 예술작품을 지칭했으나 이제는 주관성의 표현,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술행위라는 동사로 이해되고 있다. 예술작품은 사람의 반영이고 시대의 반영이다. 예술은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감각을 깨우고 사고의 확장을돕는다.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고 생각하게 하거나 조형질서를갖고 있어 예술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오락은 아는 범위에서 일어나므로 사고 확장이라는 예술의 특장점이 주요 차별화지점이다.
표현이나 탁월성 연마가 예술로 이해되고, 최근 예술을 작품이아니라 행위의 과정으로 간주하면서, 예술이 ‘하나의 경험’으로이해됨을 밝혀준 존 듀이가 다시 거론된다. 예술은 곧 메시지의도구이며, 미적인 경험을 통해서 다른 세상에 접하게 한다. 신체적 성장 이외의 성숙은 듣거나 볼 수 있는 신호나 기호로서 표현될 때만 확인이 가능하다. 허버트 리드는 교육의 목표를 ‘여러 종류의 표현 방법에 대해 능률적인 사람 즉 예술가를 만드는 것’이라 했는데, 이는 현대인의 성장에 예술이 필연적으로 동반됨을웅변해준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 어떻게 예술이 경험으로 접목되는가? 세계문화예술교육주간 개막연설에서 에릭 부스는 관계를 예술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세 가지 제시한다. 그것은 첫째, 일상에서의 경험에 호기심을 갖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세상 읽기),둘째, 이해하고 그것에 담긴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세상탐구하기), 셋째, 이 모든 것을 직접 실천으로 옮겨보는 것(세상만들기)이다. 예술가의 활동과정도 이와 유사하다. 동사로서의예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이러한 예술가의 마음가짐을 닮아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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