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선농문화포럼 posted Apr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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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인에게 감동 주는 

배우 되겠다

SBS ‘기적의 오디션’ 최종 우승자 손덕기씨

글 허정균 (前 한겨례신문 기자 / 프리랜서)

 

 

 

영화나 연극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요소는 배우일 것이다. 배우의 임무는 무엇일까. 흔히 성격을 재창조 해내는 일이 연기자가 해야 할 일로 생각한다. 아니면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적인 극이론대로 관객으로 하여금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을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벌어지는 일로 믿게 해야 하는 것일까. 20세기 전반부를 살다간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브레히트는 “연기자는 자신이 목격하고 있는 사건을 설명하고 구경꾼 또는 관찰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연기자는 인물이 특정 장소에 이룩해 낸 행위를 보여 주는 데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14일 SBS 연기자 오디션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에서 최종 우승한 손덕기(28)씨를 지난 11월 13일 서울 동숭동 한 찻집에서 마주했다. 그는 “동시대인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라는 말로 배우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간단한 말 같지만 많은 것을 함축

하고 있는 말이다. 

이 시대를 알기 위해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하고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분석해내 이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터이다. 8개월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에서 그는 2만2천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종 우승의 영광을 안음으로써 연기자로서의 모든 능력을 검증받았다. 8개월 간 계속 이어지는 고비를 잘 극복하고 마지막 12명이 남았을 때에는 김갑수, 이미숙, 김정은, 이범수, 곽경택 등 영화계의 스타들과 감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 외에도 기자단과 시청자들도 인터넷 투표를 통해 참여했다.

 

“제가 마지막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연기가 월등하게 뛰어나서 그런 게 아니라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돼 시청자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것 때문이라고 주위에서 그러시더라고요.”

 

그러나 그가 살아온 과거를 보면 연기에 대한 엄청난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아버지(손경만, 삼성중공업 해양설계팀 부장)의 근무처를 따라 경남 거제도에서 초·중학교를 다녔고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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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다닐 때 주말 캠프에서 전래 동화 ‘금도끼 은도끼’를 패러디해 연극을 기획, 연기까지 소화해내 재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7세 때 세 번에 걸친 뇌종양 수술을 받아 이로 인해 시선장애를 갖고 있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다. 그는 수영, 복싱, 격투기 등의 격한 운동을 하면서도 피아노, 기타 등 악기를 다루는 폭넓은 감성을 지녔다. 거제도의 자연이 그의 이러한 감수성의 본바탕을 이루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연기자로서의 기본 자질을 키워가고 있는 중에도 반 에서 1등을 놓쳐본 적이 없을 정도로 공부도 잘했다.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했지만 부전공으로 연기예술 학과를 택해 그의 연기자로서의 길은 궤도에 오르기시작했다.

 

‘기적의 오디션’에서 이미 다양한 모습을 시청자들에 게 보여주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맛뵈기’일뿐이다. 그는 내년 중 드라마 한편에서 주연으로 발탁되는데 요즈음 빨리 대중과 만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