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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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인사.jpg

 

 

지난 해는 우리 한국사람들에게 유난히도 어렵고 고통스러웠던 한 해가 아니었던가 싶다. 세월호 사건에서 부터 연말에 일어난 원양어선 침몰사건에 이르기 까지 너무도 많은 귀한 생명들이 가혹한 고통 속에서 사라졌고 사건 후속처리 과정에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한 우리 정치와 사회관계의 난맥상과 불모성은 온 국민을 분노와 좌절 속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정부도 국회도 이제는 믿을 곳이라고는 없다는 것이 국민의 심정이다. 양심과 이성의 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때로는 광기 어린대중 선동에 힘을 보태는 듯 한 언론의 행태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나라가 왜 이지경이 되고 있는가? 새해에는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인가?

 

이럴 때 일수록 새삼스럽게 되새겨야 하는 것이 우리는 민주국가에 살고 있으며 주인은 국민이라는 사실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사나 죽으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 국민이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듯 하면서도 사회갈등을 해소하기는 고사하고 부추기는 듯한 국회나 인사관리 체계의 불투명으로 위신을 상실한 정부를 마냥 나무란다고 해서 나라의 사정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국회도 정부고 결국은 국민이 선출하고 국민으로 구성되는 것이므로 잘못된 데에 대한 책임을 어느 특정 부류의 사람들에게만 돌릴 수가 없다. 결국 국민 각자가 인간으로서, 시민으로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더라면 지금처럼 국회를 없애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기 전에 국회가 제기능을 했을 것이고 정부에 대한 불신도 지금처럼 깊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사 나 자신이 지금 당장 직접 피해를 입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중요한 원칙이 무너질 때, 우리는 분연히 일어나 항의하는 열의를 보였는가. 인간으로서 흔히 저지를 수도 있는 작은 실수 하나 때문에 위선적인 정치인이나 언론인, 또는 광기 어린 대중에게 뭇매를 맞는 억울함을 보고도 그것을 저지하려는 용기를 보였는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가의 힘은 많은 사람들의 작은 힘이 모여서 형성되는 것이지 어느 특정 지도자의 능력여부에 따라서만 모든 것이 좌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염치와 분수를 지키며 나라를 발전시키려 온갖 노력을 한다면 무능하고 무책임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없고 고위공직자가 부패할 수도 없다.

 

북한이 살기 좋은 사회라는 허튼 소리를 하는 한국인 탈을 쓴 외국국적 소지자가 감히 이 나라의 대통령을 만나자고 요청하는 용서 못할 무모함을 기사로 취급하여 대우하는 언론의 어리석음이나 온갖 허무맹랑한 거짓말이 인터넷을 통해 살포되는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 전체의 양식과 양심, 그리고 의식의 수준이며 급변하는 사회에서 그것은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성찰을 위한 노력을 통해서만 높게 유지될 수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우리 선농문화포럼의 역할은 해를 거듭 할수록 더 커져야 할 것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가지 각색의 자기개발 프로그램으로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것들 대부분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고 취업 또는 개인의 취미생활을 위한 능력개발 프로그램일뿐 선농문화포럼처럼 시민의식 고양을 목표로 하는 비영리 문화강좌는 드물지 않은가 한다. 생활에 필요한 직접적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덕적 시민의식 고양과 창의성 촉발을 위한 교양교육이야 말로 이 나라의 미래를 보다 밝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확실한 견인차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나가는 것이 그리 아쉽지만은 않은 묵은해를 보내는 가운데서도 내게는 두 가지 감동적인 문화체험의 계기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우리 선농문화포럼의 회원들과 새해 인사로 나누고 싶다.

 

하나는 올해 백수를 맞으신 김병기 화백께서 멀리 미국에서 일부러 오셔서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개막 해주신 회고전이고 또 하나는 하트하트재단의 발달장애인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연말연주회였다. 김병기 화백의 전시가 인간이 한 세기를 살고서도, 아니 어쩌면 살았기 때문에, 얼마나 큰 창의적 열정과 철학적 깊이, 그리고 지적 명민함을 보여 줄 수 있는가 하는 본보기로서 엄청난 감동과 희망을 안겨주었다면 하트하트의 연주회는 능력을 가진 이웃들의 사랑과 참을성과 관대함이 얼마나 큰 기적을 낳을 수 있는가를 실증하는 감격의 무대였다.

 

아무리 정치가 일시적으로 잘못되고 설익은 문화인, 지식인들이 삶에 대한 생생한 감각은 없이 무책임하게 대중을 오도한다해도 김병기 화백이나 하트하트재단 같은 숨겨진 인간 보배들이 있으며 그런 이들로부터 영감을 받는 다면 우리 나라의 앞날은 절대로 밝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덕담으로 새해 인사를 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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