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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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공인(公人)들 중에는 말을 잘못해 곤욕(困辱)을 치르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은 말을 잘못해 남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서 말의 중요성 과 더불어 바른말과 고운 말 교육을 받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예로 부터 사람들은 말의 위력을 인식하고, 말을 신중히 해왔다. 우리 속담 에“말한마디에천냥빚도갚는다.”, “낮말은새가듣고, 밤말쥐가듣 는다.”라는 것이 있다. 앞의 속담은 ‘말만 잘하면 어려운 일이나 불가 능한 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을 나타낸다. 뒤의 속담은 ‘말은 언제나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논어의 맨 끝의 요왈편(堯曰 篇)에서 공자(孔子)는 “不知 言(부지언) 無以知人也(무이 지인야)”라고 말했다. 이 말은 “말을 모르면 사람을 알지 못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들은 말로써 사상과 감정을 나 타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말 을 모르면 그 사람의 사상과 감 정을 이해하지 못해 결국에는 그 사람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 이다. 불행히도 현대인들 중에는 자녀에게 말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 고, 상황•목적•대상등에따라효과적으로말을할수있는능력을신장 시키는 데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이 많다. 그 대신 자녀가 일류 대학을 졸업하고, 출세해 돈을 많이 벌고, 권력을 누리면서 사는 사람이 되게 하는 데만 심혈을 기울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부모들이 자녀의 인성교육과 말 교육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그 자녀가 성인이 돼 사회생활 을 할 때 실언을 하는 바람에 온갖 곤욕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말 은 성공과 행복의 필수 요소이다. 말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려면 어려서부터 끊임없이 다음과 같은 요건을 갖추기 위해 힘써야 한다.

 

첫째, 여러 분야의 끊임없는 독서와 다양한 체험을 함으로써 배경 지 식을 풍부하게 축적해야 한다. 독서는 독자가 자기의 배경 지식을 바 탕으로 텍스트의 내용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이다. 독서는 독자가 능 동적이고 전략적으로 사고(思考)하는 것이다. 독서를 효과적으로 많 이 하면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것을 토대로 이치적인 사고 (二値的 思考)를 지양하고, 다치적인 사고(多値的 思考)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배경 지식이 풍부해야 일정한 상황•목적•대상 등 에 알맞은 내용을 선정하고 조직해서 효과적으로 말할 수 있는 법이 다. 문학 작품은 여러 문학 작품 감상법에 따라 읽어야 한다. 다른 문학 평론가가 어떤 문학 작품을 해설한 대로 이해하고 넘어 가면 안 된다. 그리고 다양한 체험을 해야 한다.

 

둘째, 말할 때 넓은 의미의 문법적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야 한다. 즉 우리말의 음운, 어휘, 통사, 화용 등의 특성을 이해해 말할 때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문법에 어긋난 문장으로 구성된 말 은 바른말이 아니어서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 특히 우리말은 조사와 어미가 앞말에 연결돼 문법적인 기능을 하는 첨 가어이기 때문에 조사와 어미의 용법을 정확히 알고 바르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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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사회언어학적 지식을 화맥(話脈)에 알맞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사회계층, 성별, 연령, 인종 등에 따라 사용하는 언어의 특성이 있다. 상류계층에 속하는 사람 중에는 위세적인 동기에 따 라 외국어를 우리말에 섞어 말하는 이가 많은데, 하류계층에 속하는 사람 중에는 토속적인 말을 구사하는 이가 많다. 담화에서 남성은 협조적 전략 보다 경쟁적 전략을 더 많이 사용하는데, 여성은 경쟁적 전략보다 협조적 전략을 더 많이 사용한다. 통신언어를 청소년은 중년 이상의 사람들보다 더 많이 즐겨 사용한다. 노인들 중에는 상당수가 자기의 의견이 웃어른의 의견과 다를 경우 침묵을 하거나 동의하는 사람이 많은데, 청소년 중에는 웃어른의 의견을 반박하는 사람이 많다. 한국으로 이주해 사는 사람 중에 는 한국어의 경어법을 몰라 웃어른에게 반말을 하는 이가 많다. 이와 같 은 사회언어학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으면 말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넷째, 말의 상황•목적•대상•내용 등에 적절한 음성언어, 몸말(body language), 사물언어(object language), 경어법, 호칭어, 지칭어 등을 사 용하고, 담화를 응집성과 일관성이 있는 담화를 조직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다섯째,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다양한 말 하기 활동-대화, 토의, 토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말하기 실력도 직접 경험의 양과 비례한다.

 

여섯째, 매일 자기의 언어생활을 반성하고, 잘못을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남에게 한번 나쁜 말을 해서 상처를 주면 남들이 자기에 게 수백 배의 나쁜 말을 해서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고, 다른 사 람에게 기쁨을 주는, 고운 말을 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특히 부부, 부모와 자녀, 형제 사이에는 존경과 사랑이 담긴 말을 해야 한다. 이러한 가정의 사람들은 직장에서도 누구에게나 곱고 예절 바른 말을 구사할 것이다.

 

말을 잘해서 타인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면 인간관계도 잘 맺어 성공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말의 위력을 인식하고 어려서부터 말하기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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