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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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규

前 K.P.K 통상㈜회장

선농문화포럼 이사

 

 

40세에 요절한 민중미술의 선구자 오 윤(吳潤)이 서울미대 조소과 를 졸업하고 현실화가로 등장하던 1970년대 초의 한국미술계는 순수 성과 예술지상주의를 절대가치로 주장하던 모더니즘이 주류를 이 루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정치사회활동은 물론 예술활동에도 완전 한 자유가 유보되던 아픈 시절이었다.

 

‘예술은 현실의 반영’ 이라는 굳은 신념 속에 민족의 현실과 사회 상황 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오 윤은 분단시대에 살고 있는 의식 있는 지식 인으로서 현실주의 운동에 앞장서며 미술계의 비주류로서 작은 곁방 살이를 감내하면서도 꽁꽁 얼어붙은 시국 하에서도 미술가에게 주 어진 사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으러 현실주의의 깃발을 올 리며 그 정당성을 확신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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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II | 오윤

그러나 오 윤은 과격한 다른 민중 예술가들과는 색다른 궤적을 그리고 있었으니 1969년 현실동인전의 후유증으로 3년간 잠적했던 지리산 쌍계사에서 대면한 감로탱화와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남산에서 대면한 석탑과 불상에서 받은 영감 그리고 건강이 악화된 1984년 진도로 요양을 떠나 머물던 허유의 화실인 운림산방 인근에 머물며 그곳의 전통문화를 탐구하게 되고 한국의 전통적 소재에서 받은 영감에 민중의 삶의 내면인 슬픔과 소망을 표현하며 힘없고 못 배우고 못가진 사람들에게따듯한 애정을 표현하려 애썼다. 자연히 작품의 소재도 전통 민중 예술인 남사당놀이, 판소리, 인형극, 불화, 탱화, 민화, 농민, 탈춤, 귀농, 이향 등에서 얻어 한국인의 한과 심령 그리고 꿈을 표현하려했으며 특히 진도의 전통예술인 씻김굿(망자의 한을 달래는 굿)에 심취하게 되었다.

서울로 돌아온 오 윤은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며 당당하게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민중 예술의 선구자로 자리 잡았다. 그의 민중미술은 보통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보듬으며 같이 마시고 춤추고 같이 슬퍼하고 위로하고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우리들의 오랜 전통의 한마당이었다. 그리고 그의 작품들에 등장하는 한국의 전통 도깨비들의 익살과 해학을 통해 슬픔마저도 카타르시스 시킬수 있었다. 1996년 학고재에서 열린 그의 10주기 전시회 <동네사람 세상사람>과 2006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20주기 전시회 <낮도깨비 신명마당>이 바로 그것이었다.

 

요즘 광화문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촛불집회에도 오 윤의 후학을 자처하는 민중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등장한다고 하는데 개중에는 바라보기도 끔찍스럽다는 작품들도 있다고 한다. 처녀대통령이 출산을 하는데 태어난 아기의 모습이 그의 아버지 모습을 하고 있다니 믿기 어려운 현실임에 틀림없겠다.

 

앞서간 민중 미술의 전설 오 윤은 이렇게 말했다. “미술이 어떻게 언어의 기능을 회복하는가 하는 것이 나의 오랜 숙제였다” 미술에도 언어에도 파격(破格)의 미(美)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격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자행하는 파격은 한낱 망발일 뿐일 것이다. 오늘밤 오 윤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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