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조회 수 48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권오길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감자.png

 

 

세상에서 녹색식물(綠色植物, green plants)만이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 지로 전환하는 광합성(탄소동화작용)을 한다. 사람을 포함하는 동물은 한마디로 허깨비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날뛰지만 스스로 양분 하나 만들지 못하고 오직 녹색식물에 빌붙어 사는 무력, 무능하기 짝이 없는 생물이로다. 


그렇다. 사람은 밥·빵·채소·과일 같은 식물성 식품뿐만 아니라 동물성인 달 걀·생선·육류도 먹는다. 맞다. 우리가 달걀을 먹는 것도 녹색식물이 합성한 태양에너지를 먹는 것이다. 닭은 곡식을 먹고 알을 낳았고, 그 곡식류에는 식물이 만든 태양에너지가 들어 있으니 말이다. 또 생선의 예를 봐도 다르 지 않다. 바다에서 엽록체를 가진 식물성 플랑크톤이 태양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꿔 저장했고, 그것이 동물성 플랑크톤→새우→잔고기→중치 →대어 순서로 먹이사슬을 타고 에너지가 흘러서 결국 빛에너지를 섭취 한다. 때문에 밥을 먹는 것은 태양에너지를 씹는 것이요, 주스 한 잔을 마 시는 것도 태양을 들이켜는 것이로다! 이른바 먹이사슬(food chain)의 제일 처음에는 늘 녹색식물(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리하고, 그러므로 결국은 달 걀, 생선을 먹는 것은 곧 녹색식물(식물성 플랑크톤)을 먹는 셈이다. 반복 하지만 식물성 음식뿐만 아니라 동물성 먹잇감도 곧 엽록체가 고정한 태 양에너지를 먹는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식물(植物, plants)만이 광합성을 하여 우리에게 식물(食物, food)을 준다. 오직 엽록체(葉綠體)를 가진 녹색 식물만이 태양에너지(solar energy)를 화학에너지(chemical energy)로 전환 시키는 초능력을 가진다. 한마디로 식물엽록체는 양분(포도당)제조공장 이요, 태양을 담는 유일한 곳이다. 그래서 녹색식물은 독립영양을 하는 생 산자(生産者)이고, 동물은 단지 그 식물을 먹고 사는 종속영양을 하는 소 비자(消費者)일 뿐이다. 주변의 저 푸나무(풀과 나무)들이 예사로운 생물 이 아니라는 것을 알렷다. 결단코 얕볼 창조물이 아니다.

 

잎.png

그런데 어찌하여 저 식물잎사귀들은 녹색일까. 엽록체 때문이다. 잎사귀 는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원초(原初)의 연두색을 띠고 있다. 또 녹색식물 이파리세포에는 평균 50~200개의 아주 작은, 현미경으로 봐야 겨우 보이 는, 원반(圓盤)꼴인 엽록체(chloroplast) 알맹이가 들어 있다. 그럼 엽록체 가 들어 있는 잎은 왜 녹색이란 말인가. “엽록체가 녹색을 띠기 때문이다” 라 해도 맞다. 실은 엽록체에는 잎파랑이(엽록소, 葉綠素)라는 아주 작은 알갱이가 그득 들어 있는데 이것들이 햇빛의 여러 색깔 중에서 다른 색 (파장)은 모두 다 흡수하고, 녹색만 반사/통과하는 탓에 잎이 연둣빛으로 보인다. 


그런데 광합성이란 뿌리에서 빨아올린 물, 양분(비료)과 잎의 숨구멍 (기공)으로 들어온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하여, 엽록체에서 빛에너지를 받아 포도당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광합성 과정은 6CO2+6H2O+태양에너지 → C6H12O2+6O2로 간단하게 요약된다. 이 방정식 을 보면 이산화탄소가 태양에너지를 받아 물과 결합해 포도당과 산소를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자, 그럼 우리의  생명을 담보하는 산소(6O2)는 이산화탄소(6CO2)의 산소일까, 물(6H2O)의 산소일까? 그렇다. 뿌리에서 빨아들인 물이 빛을 받아 분해(광분해, 光分解)되어 나온 산소이다. 그랬 구나! 그리고 포도당(C6H12O2)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물이 동화(결합) 된 산물인 것도 이해할 것이다. 즉, 태양에너지가 포도당에 들어갔다는 말이다. 광합성의 초기산물인 이 포도당(葡萄糖, glucose)을 기본재료로 녹말, 단백질, 지방 같은 3대 영양소나 다른 모든 영양소가 만들어진다. 누 가 뭐래도 그지없이 위대한 식물이시다!


그런데 알고 보면 식물은 봄가을에 주로 자란다. 무더운 여름철엔 벼나 고추 같은 원산지가 무더운 곳인 몇몇 식물을 제외하고는 성장을 거의 멈 추거나 사그라지고 만다. 또 햇볕 쨍쨍 내리쬐는 대낮에는 광합성도 정지 된다. 사람이 맥 빠질 정도면 식물도 지친다는 말이다. 한데 한창 크는 어 린아이들의 키를 재보면 식물들처럼 낮은 따스하고 밤이 서늘한 봄가을 에 쑥쑥 자란다. 식물이 못 자라는 여름에 동물인들 어찌 클 수 있겠는가? 먹을거리부터 산소까지 그들에 의지하는 우리가 아닌가. 그건 그렇다 치 자.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낮에는 덥지만 밤만 되면 가을철처럼 서늘한 곳 이 있다면 채소·곡식도 잘 되련만…. 그런 곳이 있으니 여름모기가 숫제 없다는 태백준령이다! 일례로 대관령 에선 여름밤에는 몹시 추워서 옷을 껴입는다. 다시 말해서 고랭지(高冷 地)로 그곳에서는 봄부터 가을까지 내내 고랭지채소가 지천으로 난다. 그 렇지 않고선 어찌 한여름에 속이 찬 통배추와 멀끔한 무를 먹을 수가 있겠 는가. 실제로 식물은 낮에는 광합성(光合成, photo synthesis)으로 양분을 만들고, 밤이면 양분을 써서 에너지를 내는 호흡(呼吸,respiration)을 한다. 


물론 낮에도 숨쉬기(호흡)를 한다. 광합성이 양분을 동화하는 과정이라 면 호흡은 그 양분을 소비하는 이화작용이다. 이를 정리하면 총광합성량 (총수입)-호흡량(소비)=순성장량(저축)이다. 총광합성을 최대한 높이고 호흡량을 한껏 줄이면 성장·저축이 는다. 낮에 광합성을 해서 만든 양분 을 호흡과 성장에 쓰고 남은 여분어치를 잎·뿌리·줄기·열매·씨앗에 저장 한다. 그래서 낮의 온도가 높고 광량이 많으면 광합성(수입)이 늘지만, 밤 이 더우면 호흡량(소비)도 따라 많아진다. 하여 주야 무더운 한여름엔 식 물이 못 자라고, 낮은 덥지만 밤은 싸늘한 춘추지절에 부쩍 성장한다. 


아무튼 밤낮 구별이 어려운 찜통열대야가 이어지는 날에는 식물들도 죽 을 맛이다. 그러나 낮에는 후터분하고 밤은 썰렁한 고랭지대관령식물은 얼싸 좋다 하고 무럭무럭 잘 큰다. 낮에는 광합성(생산량)이 한껏 일어나 고 밤에는 호흡량(소비량)이 된통 줄어드는 고랭지에선 식물들이 그렇게 잘 자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생거짓말로 대관령감자가 머리통만 하고, 배추는 아름드리요, 무나 당근은 다리통만 하다. 


감자밭.png

 


  1. 마음 속에 대나무를 심자

    마음 속에 대나무를 심자   함기수 前 SK네트웍스 중국본부장   마음 속에대나무를 심자함기수前 SK네트웍스 중국본부장칵테일파티나 잔칫집은 언제나 화려하고 시끄럽다. 여러 사람이 모이고 섞여서, 저마다의 식견과 관심사를 얘기하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
    Date2018.08.23 Views27
    Read More
  2. 고미숙 / 열하일기, '천(千)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유목일지

      열하일기, '천(千)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유목일지    고미숙 고전평론가       1780년, 부도 명예도 없이 울울하게 40대 중반을 통과하고 있던 연암 박지원에게 중원대륙을 유람할 기회가 다가왔다. 삼종형 박명원이 건륭황제의 만수절(70세 생일) ...
    Date2018.01.22 Views78
    Read More
  3. 말의 힘 - 이주행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요사이 공인(公人)들 중에는 말을 잘못해 곤욕(困辱)을 치르는 사람이 많다. 어떤 사람은 말을 잘못해 남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에 부모에게서 말의 중요성 과 더불어 바른말과 고운 말 교육을 받지 않았...
    Date2017.08.28 Views69
    Read More
  4. 4차 산업혁명과 문화와의 황홀한 만남 / 김진혁

      최근 산업 전반에 걸쳐 최고의 화두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세계경제포럼,WEF)의 주제인 4차 산업혁명이다. 포럼의 결론은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격차는 지금보다 더 벌어지고, 5년 내 500만개의 일자리가 순감하고 부의 불평등 심화에...
    Date2017.01.23 Views112
    Read More
  5. 요즘 오윤(吳 潤)이 그립다 / 김필규

        김필규 前 K.P.K 통상㈜회장 선농문화포럼 이사     40세에 요절한 민중미술의 선구자 오 윤(吳潤)이 서울미대 조소과 를 졸업하고 현실화가로 등장하던 1970년대 초의 한국미술계는 순수 성과 예술지상주의를 절대가치로 주장하던 모더니즘이 주류를 이 ...
    Date2017.01.23 Views108
    Read More
  6. 한국사회의 갈등과 대립, 어떻게 볼 것인가 / 이경자

        이경자, 경희대학교 명예교수   한국의 사회갈등지수는 OECD 34개 국가 중 5위, 사회갈등 관리 지수는 27 위로 보고된바 있다. 사회갈등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27%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사회가 갈등관리 능력이 실종된 심각한 갈등사회이고, 그로 인...
    Date2017.01.23 Views37
    Read More
  7. 대관령 감자가 머리통만 하다? - 권오길

      권오길 강원대학교 명예교수     세상에서 녹색식물(綠色植物, green plants)만이 태양에너지를 화학에너 지로 전환하는 광합성(탄소동화작용)을 한다. 사람을 포함하는 동물은 한마디로 허깨비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 날뛰지만 스스로 양분 하나 만들지...
    Date2016.08.29 Views485
    Read More
  8. 《동의보감》을 통해 본 삶의 지혜와 비전 - 고미숙

    고미숙 고전평론가     《동의보감》을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다. 허준의 명성 또한 ‘범국민적’이다. 그만큼 동의보감과 허준이라는 기호는 한국인의 문화적 원형에 가깝다. 하지만 정작 그에 대한 이해는 참 ‘썰렁한’ 편이다. 동의보감은 만병통치의 비서(...
    Date2016.08.29 Views236
    Read More
  9. 옛 그림으로 본 선비의 됨됨이와 풍류 - 손철주

    옛 그림으로 본 선비의 됨됨이와 풍류   손철주 미술평론가       옛 그림은 장르에 따라 그리는 비결이 따로 있습니다. 옛 선비들의 됨됨이를 알아볼 수 있는 장르는 초상화이겠 지요. 초상화를 그리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꼴을 그려 얼을 살리기’랍니...
    Date2016.05.08 Views228
    Read More
  10. 중남미 올바로 이해하기 - 조환복

      중남미 올바로 이해하기     조환복 前멕시코 대사     과거 중남미라고 하면 주기적인 외채위기와 고율의 인플레, 불안한 정치와 함께 광적인 축구열풍, 고대문명, 각종 축제와 카니발 등 낭만적인 이미지를 함께 갖고 있다. 그리고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경...
    Date2016.05.03 Views56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