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가 있는 풍경

by 선농문화포럼 posted Apr 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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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람

[출처] 선농문화포럼 다음카페

 

 

살짝 늦게 강의실 문을 여니 세련된 강사분의 말씀이 진행 중이였고

테이블마다 여러가지 치즈와 과일이 담겨진 채로 놓여있었다.

수강생들이 열심히 잡수시는데 내 생각에는 분명히 교재로 쓰일 것 같은 예감이 들어 반만 먹고 기다렸다.

강사님이 실물로 설명을 하려는데 벌써  다 잡수셨냐는 당혹감을 웃음으로 넘기시고......

 

전에 어른들께서 피자의 죽죽 늘어지는 치즈가 품위가 없다고 잘 안 잡수셨는데 설명을 들으니

과연 그 치즈가 그리 완성도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말씀에 우리 어른들의 혜안에 깜놀.

 

좀 오래 전에 산양유로 만든 치즈가 신기해 꽤 높은 값을 주고 아버님을 사다드렸었는데

참 부드러웠던 느낌이 났었다.

여전히  산양유치즈는 귀하다고.

 

이 강의가 내게 더 유익했던 것은  냉장실에 꽤 많은 양이 남아있는  곰팡이 핀 치즈의 처리 문제였다

버리자니 아깝고 먹자니 쉽게 상하는 단백질 덩어리라 몸에 해를 끼치지 않을까?

이 강의에서 속 시원한 답. 리코타와 모짜렐라는 곰팡이 피면 먹을 수 없고

나머지는 걷어내고 먹어도 된다는 말씀.

용감하게  마루타가 되어봤는데 과연 아무탈 없이 오늘도 살고 있네요.

 

또 하나 치즈와 와인은 같은 나라 출신들이 더 궁합이 맞는다는 말씀도.

내가 좋아하는 까망베르와 브리가 비슷한 이유도 알게되었고,

커피와 치즈가 잘 맞는다는 것도 새로 안 사실.

 

전에 그리스 가서 왜 이리 치즈가 많냐하면서 부페의 치즈코너에서 1가지씩을 가져와 먹어보니

유난히 비스킷처럼 딱딱한 치즈가 있었다.

가의시 시식용으로 나왔던 경성 치즈보다훨씬  더 딱딱한.

그 당시 말이 안 통해 이것도 치즈 맞냐고 물을 수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게 그런 치즈도 있는지를 묻고 싶었으나......

 

우리나라 우유에 관한 기록에서 너무 놀라운 휴머니즘의 발현이랄까?

그 옛날에(우왕 11년에) '송아지에게 젖을 양보해주세요' 했다니 너무 깜짝 놀랐다.

 

요즘 백화점에서 치즈와 와인을 같이 파는 행사를 많이 하고 있는데  칼슘의 보고인,

쿰쿰한 냄새가 매력인 치즈의 길로 발을 들여놔보시는 것은 어떠실지.

34회라고 하기엔 너무 동안이신 강사님의 차분한 어조도 강의에 집중하게 하는 요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