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이란? - 김정훈

by 선농문화포럼. posted Jan 3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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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이란?

 

김정훈
소프트데우스 연구소장

 

소프트웨어(SW) 교육이 정규교과로 들어왔다. 중학교 34시간, 초등학교 17시간으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 지만, 모든 학생이 배우는 의무교육이라는 사실이 중요 하다. 2014년 정부의 SW 중심사회 선언 이후 불과 1년 만에 정규교과 편성이 결정됐고 일사천리로 진행 중이 다. SW 교육이 뭐기에 정부는 이렇게 서두를까?

 

우리만 바쁜 게 아니다

그런데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만 서두르는 게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일부 주), 일본, 중국, 이스 라엘, 에스토니아, 필란드 등은 일찌감치 SW 교육을 고 등학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영국은 여기에 한술 더 떠서 2014년부터 5세부터 16세까지 SW 교육을 필수적 으로 가르치겠다고 선언했다. 어릴 때부터 SW 교육을 하겠다는 거다. 유사 이래 교육계에 이런 ‘호들갑’은 없 었다. 이 같은 각 나라의 ‘호들갑’에는 SW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확신이 깔려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견고하게 보였던 산업간 경계는 사라지고, 다른 사업과 통합되거나 대체 된다. 이 변화는 이전 산업혁명처럼 점진적으로 일어나 는 게 아니라, 단숨에 매우 파괴적으로 진행된다. 변화 에 적응하지 못한 산업은 단숨에 삼켜져 세상에서 사라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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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는 너무나 많다. ‘카카오톡’은 통신사의 주 수익원 이었던 문자 서비스를 집어삼켰다. 배달앱의 등장으로 광고전단 회사들은 고사 직전에 이르렀다. 택시 운전사 의 반발을 일으킨 우버(Uber)는 어떤가? 당장은 정부가 나서 택시 운전사를 보호해 줬지만, 이들의 입지는 위 태롭기 짝이 없다. 수년 내에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올 테니 말이다. 구글, 애플 같은 IT 강자들이 자동차 산업 에 뛰어든 지 오래다.

 

장래 희망은 안전할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영국 옥 스퍼드대 옥스퍼드 마틴 스쿨 연구팀은 ‘20년 내 로봇 이 대체할 일자리’를 연구했다. 텔레마케터, 조립라인 생산직, 운동경기 심판, 물류 직원 등은 98~99% 대체가 가능하다. 직업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미래에 자신의 직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열 려주는 서비스도 있다.

 

단순 지식이나 반복적인 육체활동을 하는 기술만 위험 한 게 아니다. 알파고 쇼크에서 엿보았던 것처럼 인공 지능은 인간의 전유물로 생각했던 분야까지 깊이 침투 해 들어왔다. 경제지 <포브스>는 매일 주식 시황 정보 기사 수십 건을 쏟아내는데, 기자 대신 인공지능이 기 사를 쓴다. 간단한 정보성 기사의 경우, 사람이 쓴 기사 와 인공지능이 쓴 기사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다. 금융 계에서 상품 운영도 인공지능이 만든다.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린다.

 

이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만약 우리 아이들이 이 변 화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같이 거대한 흐름에 삼켜질 수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대안 중 하 나가 SW 교육, 메이커 교육● 등이다. SW 교육의 취지는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되라는 뜻이 아니다. 미래 사회의 거대한 변화를 인지하고 SW를 이해하고, 지배할 줄 아 는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교육자, 의사, 법조인, 심지어 예술가까지! 어떤 직업을 갖던지 SW에 대한 이해가 필 수다.

 

SW 교육이란?

교과서는 SW 교육을 ‘컴퓨팅 사고력으로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라고 정의한다. 컴퓨 팅 사고력이란 문제 분해→패턴 인식→추상화→알고 리즘→자동화의 단계를 거친다고 설명하는데, 결국 ‘문 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얘기 아닌가? 융합인재교 육(STEAM)의 정의가 ‘과학, 수학, 기술, 공학, 예술을 융 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이니 말이 다. 사실 SW 교육은 STEAM의 한 종류다. 아니, 교육현 장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STEAM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플랫폼이 SW 교육이다.

 

코딩하는 방법이나 디바이스를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게 핵심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므로 SW 교육의 과정에 수학적 사고, 과학적 사고는 기초가 돼야 한다. 기술 교사 단독 으로 가르치는 것에 머물지 말고, 타 교과와 융합 교육 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준비가 부족한 가운데 시작한 만큼, 교육 현장의 어려 움은 불 보듯 뻔하다. 가르칠 교사도, 교육 프로그램도, 교구도 턱없이 부족하다. 상당 기간 진통을 겪을 것이 불 보듯 뻔 하지만, “탁상공론으로 급하게 만들더니”라 는 식의 비난은 자제하자. 부족한줄 알지만 서둘러 시 작했다. SW 교육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 메이커 교육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예술(Arts)•수학(Mathematics)의 제반 이론을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것(STEAM)을 목표로 한다.
(출처: 한경 경제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