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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슈바이처 김안식


글 : 성백엽 / 시인

 

 

성백엽.jpg

 

 

외과의사 김안식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950km 떨어진 오지 ‘도티’에서 무려 12년동안 의료봉사 활동을 펼쳐온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간호대학 교수를 지낸 아내 장말희씨와 함께 의료사각지대인 도티에서 네팔인을 위해 헌신해왔다.

가히 ‘네팔의 슈바이처’라고 불러도 좋을만하다.

 

두 사람이 도티에 들어간 2000년 9월 당시 네팔의 의료환경은 그야말로 처참했다. 60년대 초반의 한국 상황과 비슷해 인구 10만명당 의사 숫자가 카트만두는 170명, 도티는 0.3명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했다.

그는 어떤 이유로 네팔의 오지인 ‘도티’라는 외진 곳에서 12년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의료봉사활동을 펼쳤을까? 그는 카톨릭의대를 지난 74년 졸업하고, 일반외과 전문의로서 종합병원에서 5년을 봉직했다. 이후 개업해 13년간 외과전문의사로 일했다.

 

네팔에서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원래 젊었을 때부터의 꿈이었다. 그는 대학 2년때 만나 지금까지 친구이자 동반자인 아내 장말희와 연애시절 두 사람이 50세 이후에는 삶을 하나님께 바친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젊은 시절의 약속은 오랫동안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다 개업의 시절 농,어촌 진료 봉사 및 외국인 노동자 진료 활동을 하면서 젊은 시절의 네팔의 슈바이처 김안식 약속이 다시 생각났다. 결정적인 것은 ‘덤벌 구릉’이라는 네팔 청년을 만난 것이다.

지난 1997년 네팔 노동자를 치료하게 되면서 네팔로 의료 봉사를 다니게 되었고 2000년 1월 처음으로 도티를 방문했다. 귀국길에 ‘나이 50이 되면 함께 의료 선교 봉사를 하자’했던 연애시절 아내와의 약속이 생각났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는 병원을 다 정리하고 그해 10월 다시 도티로 들어갔다.

 

의사들 대부분이 카트만두에서 의료 봉사를 펼치는데 하필이면 무슨 연유로 그런 힘든 곳을 찾게 되었을까? 의대생 시절 무의촌 진료 봉사를 했던 그는 의사가 되어 우리나라 의료 현실이 무의촌이 없어질 정도로 발전하게 되자 90년대 초부터 외국인 노동자 진료를 시작했다. 이런 배경이 도티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한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그는 지난 1996년부터 구정 전후 2주간 네팔에서도 오지만을 골라 진료를 시작하게 되었고 만 50세가 되는 2000년에 도티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그는 이왕이면 자신들을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의료 캠프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카트만두에서 950km 떨어진 도티는 사실 외지인들이 들어가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었다. ‘도티는 네팔이 아니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게다가 한동안 마오주의자들이 활동 근거지로 삼을 정도로 치안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도 병원은 건드리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의료캠프를 만들어 진료를 다닐 때는 버스로 36~40시간 걸렸다. 지금은 사정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26~28시간이 걸린다. 더욱이 아열대 몬순기후라서 우기와 건기가 극명하고 겨울에는 영상 10℃, 여름에는 47℃까지 오른다. 이런 현지 사정에도 불구하고 주민을 위한 마음 하나로 의료활동을 펼쳤다.

 

“사실 2000년 10월 아내와 결심하고 찾아간 ‘도티’는 길도 제대로 없었어요. 이틀에 한 끼 식사도 못 먹을 정도의 절대 빈곤 상태에서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논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었지요.”그는 12년전 도티에 정착했을 때를 회상하며 처음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게 결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런 곳에 낯선 외국인이 찾아와 의료 봉사를 한다고 하니 주민들이 곱게 볼 리 없었죠. 주오지라서 그런지 주민들은 매우 배타적이었고, 남을 쉽게 믿지 못했어요. 공동 생활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게다가 주민의 70%가 계급적으로 카스트 1, 2계급에 속할 정도로 이질적이었죠. 어처구니없게도 남을 속이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는 일도 있어 처음에는 매우 당황했습니다”

 

카트만두에서 버스로 3일 길인 이곳에서 김안식씨는 외과의사로서 몰려드는 환자들을 치료하며 만 12년을 봉사했다. 그는 도티가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바뀌는데 10년쯤 걸리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다. 아니 아직도 변화가 진행 중이니 거의 20년은 걸려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도티에서 펼친 그의 헌신적인 활동은 KBS1 한민족리포트에 감동적으로 소개되었다.

 

그는 2000년 10월부터 2012년 6월까지 공식적으로 네팔 도티 수정병원 및 수정 영재학교의 책임자로 일했다. 그가 세운 병원은 도티와 주변을 어우르는 인구 90만명의 유일한 병원이다. 지금은 2차병원 역할을 성실하게 감당하는 중심병원으로 성장했다. 두 발로 걷거나 아니면 들것에 실려서 3~4일씩 걸려 찾아오는 환자도 있을 정도다.

지난 1997년부터 시작된 10년간의 내전 기간 동안 외과의사 김안식과 간호사 장말희 부부는 힘든 모든 일을 같이 감당했다고 한다. 2007년 내전이 끝나면서 네팔 의사를 고용하고 현재 네팔인 의사 3명, 영국인 자원 봉사 의사 2명을 포함 3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만 12년간 그의 성실하고 성공적인 의료 봉사활동은 한국인의 이미지를 높이고 의료 한류를 일으켰다. 지금은 네팔인에게 존경받는 한국인 의사로 널리 알려졌다.

그가 네팔 오지에서 힘든 의료봉사활동을 한 것은 고등학교 동문들의 힘도 컸다. 처음 병원을 세우는 과정에서 서울사대부고 동기들이 보낸 성금이 큰힘이 됐다. 덕분에 처음 약속했던 50병상의 병원을 지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동기생들이 모아준 장학금 6천여만원은 장학금 모금액의 종잣돈이 되어 25명 정도가 혜택을 입고 있다. 또 의사, 치과 의사, 엔지니어, 간호사... 등 여러 분야의 인재를 키우는 일에 쓰이고 있다고 한다.

12년 전을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도티 주민들이 외국인 외과전문의사를 만나 수술을 받고, 현대 의학을 경험했다는 사실은 아마도 놀라운 일이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처음 일하던 2000년에는 주민들이나 우리나 피차 놀라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났었지요”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다. 그는 10년 예상했던 의료봉사를 12년으로 여유롭게 마무리짓고 네팔 정부와 처음 계약한대로 정부가 지정한 공식 기관으로 키워냈다. 그리고 지금은 경영권을 넘겨주었다.

하지만 그의 네팔에서의 삶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 5년간 그가 세운 교육기관인 수정학교 출신 지도자를 양성하는데 전념하고,

그들이 다시 도티에 돌아와 일하는 모습을 지켜볼 생각이란다. 네팔 오지에 빛이 된 그가 장차 드러낼 ‘도티’의 밝은 그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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