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농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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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행복

 


주돈식

前 문화체육부장관

 

주돈식.jpg

 

세계 연극무대에 가장 많이 오르고 있는 작품은 손톤 와이더(Thornton Wilder)의 ‘우리동네 (Our Town)’*일 것이다. 무대 장치가 간단하지만 그 지닌바 의미는 그리 간단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조그마한 시골 동리(洞里)에 살던 청년이 요절을 한다. 그 청년의 혼은 ‘나는 좀 더 살아서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아야 한다’면서 죽음을 탈출한다. 그리고 자기가 살던 곳으로 가서 주민들이 사는 모습을 관찰했다. 첫 날에는 아침 일찍 부모들이 자녀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조금 있으니 우체부와 우유 배달부가 와서 동리를 한 바퀴 돌고, 오후가 되자 학생들이 돌아오고 편지 부치러 가는 사람, 시장 보러가는 사람들로 동리가 조금 붐볐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같은 양상으로 동리는 움직였는데 그런 가운데서 주민들은 서로 만나면 즐겁게 인사를 하고 웃고 떠들어 대는 것이었다. 무료할 만큼 평범한 이 마을에서 더 관찰 할 것이 없다고 느낀 혼백은 실망해서 다시 죽음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다.우리가 살아 간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이다. 그리고 지루할 만치 반복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행복도 있고 희망도 있는 것이다.

 

행복이란 그리 으리으리 하게 낯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반복해서 겪는 평범 속에 있는 것이다.

 

본인은 전방 보병사단 수색중대의 말단에서 군복무를 했다. 사병들의 한결같은 바람은 그 때나 이제나 제대(除隊)다. 사회각층 출신의 인사가 제대 날을 그야말로 손꼽아 기다린다. 어떤 친구는 달력을 구해 제대 날을 기준해서 하루하루 지나감을 체크하면서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그들이 제대를 한다 해서 무슨 특별한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농촌 출신은 다시 힘든 농사일로, 직업 공무원 출신은 다시 고된 직장으로 돌아가고 학생은 밀린 공부를 하고, 심지어 매일 가방을 메고 편지를 배달하러 돌아 다녀야 하는 우체부 출신도 제대를 기다렸다.

 

이들은 모두가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찾아 가려는 것이었다. 행복이 어디있는지를 체험으로 느낀 사람들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곧 행복이며 오늘이 행복의 절정일 수 있다. 혹시 우리가 아파서 누워 있어보면 언제가 행복 했는지를 쉽게 깨달을 수 있다. 이것이 일상의 행복이고, 손톤 와이더의 ‘우리 동네’를 실감 있게 설명해 주는 예였다.

 

* 퓰리처 상을 수상한 손톤 와이더(Thornton Wilder)의

‘Our Town(우리동네)’는 1938년 브로드웨이에서 첫 공연된 이후

전 세계에서 하루도 공연되지 않는 날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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